"복덩이가 왔네" 주민 50명 마을서 일곱째 낳은 다둥이부부

김진태 강원도지사, "건강하게 자라게 돕겠다" 축하 편지 보내
도내 주요 기관장 29명, 부부 가게서 1000만원어치 빵 구매 '합심'
춘천시 '인구 30만명 만들기 캠페인'…산후조리비·육아수당 등 지원

전동훈·류사라 부부와 자녀 일부가 찍은 가족사진. [전동훈씨 제공]

전동훈·류사라 부부의 일곱째 아이. [전동훈씨 제공]

마을 전체 주민 수가 50명에 불과한 강원도의 한 작은 마을에 일주일 전쯤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16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북면 가일리에 사는 류사라(44)씨가 지난 10일 몸무게 3.8㎏의 건강한 남아를 출산, 7남매의 어머니가 됐다.

이로써 이 마을에는 19살이 된 첫째부터 4살 여섯째에 이어 새로 태어난 아이까지 아이 7명의 대 가족이 탄생했다.

류씨의 남편 전동훈(51)씨는 "일곱째 임신 소식에 아이들이 엄마 건강 걱정을 많이 했다"며 "지금은 서로 막내 이름을 지어주려고 할 정도로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전 씨는 "아이가 그저 밝고 건강하게 또 자유롭게 자랐으면 좋겠다"면서 "육아가 쉬운 건 아니지만 일곱째를 기쁨으로 맞이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시골에 살다 보니 사교육 할 형편도 안 되지만 막둥이가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자유롭게 자랐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서 일곱째가 태어난 만큼 훌륭하게 키우겠다"고 했다.

김진태 도지사는 이들 부부의 출산 소식에 득남을 축하하는 손 편지를 전했다. 김 지사는 편지에 "일곱번째 사랑둥이, 춘천 가일마을의 복덩이, 강원특별자치도의 기쁨둥이, 성우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성우가 건강하게 자라서 엄마, 아빠 손 잡고 도청으로 놀러 오길 바란다"고 적었다.

도는 교육청과 자녀 장학금 혜택 지원을 협의하고 있다. 또한 주거복지 자활센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도 각각 집수리, 임대주택 지원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도내 주요 기관장 29명은 이들 부부가 2006년 가일마을에 귀촌하며 운영하기 시작한 빵 가게에서 1000만 원어치의 감자빵을 구매하기로 뜻을 모았다. 여기에는 김 지사와 권혁열 도의회 의장, 신경호 도 교육감, 부상준 춘천지방법원장, 예세민 춘천지방검찰청 검사장, 김도형 도 경찰청장, 김헌영 강원대학교 총장, 이주한 춘천교대 총장, 김정환 원주지방환경청장, 오승재 도 개발공사 사장 등이 동참했다.

육동한 춘천시장도 부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일곱째 탄생을 축하했다. 춘천 거두 농공단지 일동후디스도 1년 동안 아이의 분유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부부는 17일 오전 사북면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서 일곱째 출생 신고를 할 예정이다.

출생신고를 마친 뒤에는 면장, 일동후디스 관계자들 등의 출생 축하 기념식에 참석한다.

김 지사는 "심각한 저출산 위기인 요즘 강원에서 일곱째 탄생은 크나큰 축복이자 경사"라며 "아이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지난해 다자녀에 대한 지원기준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완화했으며, 육아 기본수당을 만 8세 미만 아동에게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 분만예정일 6주 전부터 출산 후 3일까지 머무를 수 있는 '안심 스테이 서비스', 다자녀 특별우대 카드, 대학등록금 지원 등의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인구 30만명 만들기 캠페인'을 추진 중인 춘천시에서도 임신부에게 엽산·철분제 지급, 유축기 대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 이후에는 첫만남이용권(200만원 포인트), 산후 조리비 50만원, 국가 예방접종(18종) 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월 70만원의 부모 급여와 월 20만원의 강원도 육아 기본수당, 월 10만원의 아동수당 등 보육 지원 혜택도 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