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표시 식품’, 원료 함량 달라도 각각 장점 있죠[친절한 식품 이야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 각국에서는 기능성 식품과 관련한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한 규제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동향에 따라 2019년 한국에서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으면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기능성 표시 식품’은 한국식품산업협회 자료공개 기준 현재 315개로, 등록 건수가 급증하면서 식품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요즘 기능성 표시 식품과 관련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표시 식품은 어떻게 다른가요?”입니다. 식품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보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 형태로 돼 있는 기능성 표시 식품을 두고,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겠다는 점에서 매우 공감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식품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기능성 표시 식품이란 무엇일까요.
기능성 표시 식품과 혼동하기 쉬운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일상 식사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로 제조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정의합니다. 건강기능식품 마크를 부착할 수 있고,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기능성을 표시합니다.
이에 비해 기능성 표시 식품은 식약처에서 인정받은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과학적 근거를 갖춘 경우, 제품에 기능성 표시를 허용한 요구르트, 음료, 두부 등의 ‘일반식품’입니다. 하지만 기능성 표시 식품에는 건강기능식품 마크를 쓸 수 없고, ‘어떤 기능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이 들어 있음’ 표시해야 합니다.
“기능성 표시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둘 다 동일한 기능성을 나타내는 원료가 포함돼 있다면, 동일한 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동일한 원료가 함유됐다는 측면에서는 맞지만, 기능성 원료의 함량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폴리감마글루탐산’의 경우 ‘체내 칼슘 흡수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는 1일 섭취량 기준은 60~70㎎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이 기준량을 충족해야 기능성 표시가 가능하지만, 기능성 표시 식품은 기준량의 30% 이상만 충족해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기능성 표시 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비해 기능 성분 함량이 낮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기능성 표시 식품보다 건강기능식품이 더 좋은 것 아닐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고농도로 농축된 기능성 성분이 대부분 정제, 캡슐, 과립과 같은 형태로 제공되므로 식사를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반면, 기능성 표시 식품은 나에게 맞는 영양 및 기능성 성분을 다양한 형태의 일반식품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능성 표시 식품을 식사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평상시 체중 감량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에게는 음료, 과자 등의 간식 선택 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평상시 식사량이 적어 영양소 섭취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쉬운 노인이나 환자들은 기존 식품을 대체해 사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에 좋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니, 이점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김명선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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