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장수 배터리’ 만드는 마법 망토 나왔다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 수명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기 위해 차내 기온의 변화 폭을 줄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특수 소재로 만든 덮개를 전기차에 망토처럼 씌우는 방식이다. 향후 건물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에도 응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중국 상하이 교통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다바이스’를 통해 차체 내부의 기온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기 자동차용 덮개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직물 형태의 덮개가 가진 목표는 전기차에 설치된 배터리의 수명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는 것이다. 배터리 수명은 야외 기온 변화에 따른 차내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차내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할수록 배터리 수명은 짧아진다. 연구진은 전기차 외부에 특수 덮개를 씌워 이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덮개의 소재는 금속 중 하나인 ‘알루미늄’과 흙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규산염의 주성분인 ‘실리카’를 섞은 복합 물질이다. 실험 결과, 덮개 효과는 상당히 좋았다. 연구진은 2021년 10월 상하이의 한낮에 덮개를 씌운 전기차를 방치해 봤더니 주변 기온보다 배터리 온도가 8도 낮았다고 밝혔다.
반대로 한겨울인 2021년 12월에는 주변 기온보다 배터리 온도가 6.8도 높았다. 덮개가 없는 전기차의 경우 야외 기온과 배터리의 온도 차이가 거의 없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덮개가 더운 날에도 전기차 배터리 온도를 25도 이상 올라가지 않게 하고, 추운 날에도 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배터리는 너무 뜨거워지면 열 폭주를, 너무 차가워지면 에너지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향후 건물 냉·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데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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