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반대’ 들끓는 이스라엘…네타냐후 총리 응급실행 ‘혼란’
예비군들 “복무 거부” 압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5일(현지시간) 현기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더운 날씨 탓이라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최근 사법개편을 둘러싼 진통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예비군 일부가 사법부 무력화 정책에 항의하며 복무를 거부하는 등 여론도 날로 악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총리실은 두 차례 성명을 내고 “약간의 현기증을 느껴 주치의 조언에 따라 병원으로 향했다”며 “총리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호에서 휴가를 보냈다. 당시 낮 최고기온은 38도를 넘었다. 총리실은 “뜨거운 날씨로 미세한 어지럼을 느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태양 아래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물을 더 많이 마시길 바란다”며 “그러면 우리는 모두 즐거운 한 주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 온라인 매체인 왈라는 네타냐후 총리 측근의 말을 인용해 “그가 사저에서 의식을 잠시 잃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응급실행이 더운 날씨 탓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극우 내각이 추진하는 사법개편 반대 시위에 그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네타냐후 총리와 극우 연정은 지난 10일 장관 임명을 포함한 행정부의 중대 결정에 대해 사법부가 제동을 걸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독회한 뒤 1차 표결을 진행했다. 이스라엘 현행법상 해당 법안이 제정되려면 두 차례 추가 독회와 표결을 거쳐야 하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스라엘 예비군 200여명이 네타냐후 총리가 이달 말까지 사법개편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복무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전투기 조종사와 특전사, 정보 전문가 등 예비군 핵심 인력 180명이 이미 국방부에 보이콧을 선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신들은 예비군 전력에 크게 의존하는 이스라엘군 특성상 이들의 반발은 사법개편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은 남성의 경우 최대 45세까지 예비군으로 등록돼 전역 후에도 각종 작전에 투입된다. 15만~17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는 정규군보다 약 3배 많은 45만~50만명의 규모를 자랑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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