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2시간 전쯤 임시 제방 보강”…“제방 관리 부실”
[앵커]
이번 참사 역시 '인재'로 볼 수 있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그 문제, 집중적으로 짚어봅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는 교량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 공사를 위해, 기존에 쌓아놨던 제방을 헐고, 더 낮은 '임시 제방'을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 허술한 제방이 불어난 강물을 못 막아낼 것 같으니까 그제서야 뒤늦게 보강 작업을 벌였다는데,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보도에 이만영 기자.
[리포트]
침수 사고가 일어나기 2시간 전쯤 마을 주민이 촬영한 영상입니다.
오송 지하차도 부근 교량 건설현장입니다.
금방이라도 넘칠 듯 불어난 강물 옆으로 중장비와 인부가 동원돼 천막을 덧씌우고 흙을 다지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계속된 비에 미호강의 수위가 상승하자 임시로 만든 흙 제방을 보강하는 겁니다.
하지만, 제방은 유실됐습니다.
제방을 넘거나 뚫린 제방 사이로 유입된 강물은 일대 농경지와 4백m 정도 떨어진 지하차도까지 덮쳤습니다.
[장찬교/청주시 오송읍 : "장비를 얼른 더 투입해서 준비를 해야지 (이렇게는) 안 된다. 그랬더니 장비가 올 수 없다고 얘기해요."]
유실된 흙 제방은 행복도시건설청이 교량 건설에 필요한 교각을 세우기 위해 기존 제방을 부수고 임시로 쌓은 것입니다.
길이 44m, 폭은 하단 부분이 18m 상단은 5m로 100년 빈도의 홍수에 대비했다고 행복도시건설청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임시 제방은 교각과 교량 상판 높이를 고려 하다 보니 기존 제방보다 1m가량 낮았습니다.
[노수진/청주시 오송읍 : "인부들이 모래주머니로 막 쌓고 있더라고요. 너무 얕았죠. 장마 지면 큰일이다 생각했죠. 평상시예요."]
더욱이 긴급 보강 작업이 시작된 건 수위가 이미 차오른 뒤였습니다.
[마을 주민 : "이건 100% 인재입니다. 안일하게 조치를 해서 크나큰 인명 사고라든지 농경지 침수가 오송 전체가 돼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 금액이..."]
계획홍수위를 넘어선 예상치 못했던 피해라고 설명했던 행복도시건설청은 이번 참사 뒤 흙에 돌을 섞어 긴급 복구 공사를 한 뒤 대형 천막을 씌웠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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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영 기자 (2man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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