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김 여사 ‘명품 쇼핑 논란’ 묵묵부답
민주당 “터무니없는 변명하지 말고 공식 입장 밝혀라” 압박
대통령실이 16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유럽 순방 중 명품 매장 방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여사의 비공식 일정이 현지 언론에 포착되면서 경호 문제 등이 노출됐지만 논란의 확산을 막기 위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명품 쇼핑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리투아니아 현지 매체 ‘15min’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한국의 퍼스트레이디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빌뉴스(리투아니아 수도)에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매체는 “김 여사는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해 일반인 출입을 막은 채 쇼핑했고, 총 다섯 곳의 매장을 다녔다”고 보도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이날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매일경제는 지난 14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가 가게에 들어가서 구경한 것은 맞고 (가게 상인의)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영부인에 대한 부실한 경호와 일정 관리의 책임을 물어야 할 판”이라며 “명품 매장이 호객행위를 했다는 것도 믿기 어렵지만, 상식적으로 16명의 경호원과 수행원이 동행한 상황에서 호객행위가 어떻게 가능했단 말이냐”고 밝혔다. 그는 또 “호객행위로 인해 5개 매장을 돌며 예정에 없던 쇼핑을 할 정도로 영부인의 일정을 허술하게 짜고 있다는 말이냐”고 했다. 그는 매일경제에 보도된 관계자의 해명에 대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심각한 침수 피해로 상실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면 김 여사의 명품 쇼핑 논란에 대해 속히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명품 쇼핑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라”며 “이런 터무니없는 변명이 김 여사의 명품 쇼핑에 화가 난 국민의 짜증지수만 올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대통령 내외분의 안위는 국가안보 1호”라며 “어떻게 영부인께서 리투아니아 명품점 5곳을 ‘호객 행위’로 다니셨다는 위험한 엉터리 바보 발표를 할 수 있냐”고 말했다. 그는 “닭머리를 가진 자라도 이런 말은 못한다”며 “파면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국민들은 지하 방에 물이 샐까, 하천이 범람할까 우려하고 있다”며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서 명품 쇼핑을 하는 김 여사의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또 한 번 절망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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