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전자음악·재즈… 다양한 변주… 관객들 ‘벌써 끝났네’ 아쉬워할 것”
장르 벗어나 새로운 예술적 경험 제공
세종문화회관 ‘싱크넥스트’ 작품 중 하나
과거와 현재, 빛과 소리로 표현해 무대에
국악 기반한 실력파 음악인 세 친구 뭉쳐
“각자 분야서 유명한 친구들 동참 든든
이제 수준과 역량 증명할 때… 압박감도
국악과 다른 여러 음악 공존 증명할 것”
“우리가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이번 공연을 놓친 분들은 아마 후회하게 될 겁니다.”
셋이 한 무대에 오르는 건 두 번째다. 성시영은 “5∼6년 전쯤 어떤 축제의 야외 공연 출연자 중 한 팀으로 20분가량 짧게 공연한 적 있다”며 “이번처럼 우리만의 단독 공연을 하는 건 처음이라 좋으면서도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무슨 일이든) 과정이 즐거우면 결과가 잘 나오는데 예전에 잠깐 셋이 공연할 때도 즐겁게 작업하고 잘 통했던 기억이 떠올라 바로 이 친구들에게 연락했다”며 “(각자 분야에서) 유명하고 든든한 친구 둘이 동참해 줘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일우와 성시영은 국립국악중·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전통예술원에서 함께 피리를 전공하고 학창 시절 록 밴드도 만든 죽마고우이다. 황민왕은 한예종 전통예술원 연희과를 나온 동기다. 그는 졸업 후 성시영과 음악 그룹 ‘나무’ 활동을 같이 하면서 친해져 자연스레 이일우와도 가깝게 어울렸다. 황민왕은 “동창회 같은 기분이 드는 공연이라고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우리 나이 때가 (수준과 역량을) 증명해야 되는 시기라 압박감이 있다”면서도 “서로 마음과 취향이 맞는 만큼 그 압박감을 이겨 내고 잘해 낼 것으로 본다”며 웃었다. 공연 시간 70분 동안 들려줄 곡은 5∼6개로 준비하고 있다.
이일우는 “곡마다 조금 호흡이 길어서 수가 적은데 관객들은 ‘벌써 공연이 끝났네’라고 아쉬워할 것”이라며 “국악기 사운드를 다양한 실험으로 표현하는 음악이라 관객에게 낯설 수 있지만 익숙해지고 감동받을 수 있도록 작업 중”이라고 했다. 공연에서는 가야금과 생황, 태평소, 양금, 각종 국악 타악기, 기타, 다양한 소리를 내고 변형하는 모듈러 신시사이저를 동원해 국악·전자음악·재즈 등 여러 장르를 혼합한 음악을 들려준다.
국악에 정체성을 둔 음악인으로서 각자의 음악적 지향점이 궁금했다. 이일우는 “전통음악(국악)을 잘 지키는 국악인은 많으니 나는 전통음악·악기가 다른 여러 음악·악기와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창작 활동과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황민왕은 “전통음악이 중요하긴 하나 그게 제 음악의 전부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성시영은 “나는 일단 전통음악을 더 배워야 한다. 항상 전통음악이 기본이고 거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각각 강조했다. 이어 세 친구는 “‘광광, 굉굉’은 일회성 공연이 아니라 계속 다듬어 나가면서 많은 관객이 찾는 양질의 작품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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