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때린 곳 또 때리는 ‘역대급 장마’
북태평양고기압과 저기압이 사이 정체전선 강하게 발달
재해지역에 18일까지 최대 300mm의 비 내릴 수 있어
이번 장마에 영향을 주고 있는 정체전선은 북쪽의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고 남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유도된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위아래로 위치한 두 건조한 공기 사이에서 남풍이 불어오며 다량의 수증기가 공급되면 기류가 수렴하는데, 이는 비구름 발달에 영향을 미쳐 정체전선이 활성화된다.
장마초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폭염이 발생하고 비가 다시 내리는 ‘도깨비 장마’ 형태를 띠었다. 이때는 저기압이 정체전선에서 발달한 비구름 떼와 어우러지며 정체전선이 가로가 아닌 세로로 길고 넓게 발달했다. 그래서 건조한 공기가 들어올 때 마다 강한 비구름대가 생겨 비를 쏟아냈다가 멈춰 폭우가 오랜 시간 지속되지 않았다.
하지만 13일부터는 정체전선이 한반도 남부지방에서 가로로 길게 발달하며 영향력이 세졌다. 정체전선이 온전하게 발달하면 강수 지속 시간이 길어져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된다. 이에 정체전선이 머무르고 있는 남부지방에 물 폭탄이 쏟아져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현재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남쪽에서 올라오는 건조한 공기의 압축도가 조밀해지고 있어 정체전선이 더 강하게 발달하는 상황이다. 또 한반도 서남쪽에 있는 서태평양 부근의 해수 온도가 평년에 비해 높아 그쪽에서 더 많은 양의 공기가 들어오면 수증기 양도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정체전선은 앞으로도 한반도에 머무를 전망이다. 17일 정체전선이 북상하며 충청도와 전북·경북 지역에 강수가 집중돼 19일까지 이 지역에 영향을 미치다 19일 밤에 정체전선이 일본쪽으로 내려가 한반도에 잠시 소강상태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말에 정체전선이 다시 북상하며 전국에 다시 장맛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이미 폭우로 심각한 재해가 일어난 지역에 18일까지 최대 3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충청권·남부지방·제주도 산지에 100∼250㎜, 충청권·전북·경북북부내륙에서 많이 내리는 곳은 300㎜ 이상, 경기남부·강원남부내륙 및 산지·제주도(산지 제외)·울릉도·독도에 30∼120㎜, 서울·인천·경기북부·강원(남부내륙·산지 제외)·서해5도에 20∼6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17일 전북에는 시간당 30~60mm, 충청권과 경북권에 시간당 30mm 내외의 비가 예보돼 있고 18일에도 충청·경북·전북에 시간당 30~60mm의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많이 내리는 곳은 80mm까지 내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 우진규 통보관은 “장마가 끝나가는 시기까지는 강하게 발달한 정체전선으로 인해 지속 기간이 길고 많은 양의 비가 계속 내릴 수 있다”며 “정체전선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집중호우가 영향을 미치는 지역은 달라질 수 있지만 형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400mm에 육박하는 비가 내렸다. 특히 강원·충청·남부지방에서는 800mm가 넘는 비가 내렸는데, 충남과 경북의 경우 900mm가 넘었다.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2020년(중부 856.1mm, 남부 581.3mm)과 2013년(중부 546.8mm, 남부341.3mm)의 경우 각각 54일, 49일간 장마가 지속됐기 때문에 지금보다 2배 이상 긴 기간 동안 내린 양이다. 하지만 올해 20일간 내린 강수량이 2020년과 2013년의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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