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차 없는 ‘물폭탄’에 사망 37명·실종 9명·이재민 9000명 육박

올해 장마에 따른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가 12년 만에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18일까지 충청과 전라·경상 지역에 최대 3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후 6시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가 37명(세종 1명·충북 13명·충남 4명·경북 19명)이라고 밝혔다. 또 실종자는 9명(부산 1명·경북 8명), 부상자는 35명(경기 1명·충북 14명·충남 2명·전남 1명·경북 17명)이다.

이번 장마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지난달 말 사망자 2명까지 합하면 2020년 54일간의 최장 장마 기록을 세웠을 때 사망·실종자 수(46명)를 벌써 넘었다. 2011년 호우·태풍으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등이 일어나 7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후 최대 규모로 볼 수 있다.

지난 15일 하천이 범람해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추가로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에 따르면 궁평 지하차도에는 버스 1대와 트럭 2대, 승용차 12대 등 15대가 갇혀 있었다.

산사태와 제방 붕괴 위험 등으로 대피한 주민은 14개 시·도 98개 시·군·구에서 885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5541명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5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진 대전·세종·충남에서도 폭우로 유실된 토사가 주택을 덮쳐 매몰되거나 물에 휩쓸려 주민 6명이 숨졌다.

열차 운행도 멈췄다. 무궁화와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는 모두 운행 중지됐고, KTX 일부 구간은 서행 운행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충남 청양 570.5㎜, 충남 공주 511㎜, 전북 익산 499.5㎜, 세종 486㎜, 경북 문경 485.5㎜, 전북 군산 480.3㎜이다.

박준철·백경열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