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가 사흘째 굶고 있는데"…'평균 75세' 이상 대피자들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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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경북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호우피해 임시거주시설.
집중호우로 집을 잃거나 위험지역에 사는 주민 30여명이 이틀째 밤을 맞을 준비를 했다.
대피소에는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났다'는 뉴스를 접한 이재민 가족과 친지 등으로 안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예천군보건소 관계자들이 주간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상담을 통해 돕고 있지만, 농사일과 집안 걱정으로 한숨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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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뉴스1) 홍유진 장성희 이성덕 공정식 기자 = 16일 오후 경북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호우피해 임시거주시설.
집중호우로 집을 잃거나 위험지역에 사는 주민 30여명이 이틀째 밤을 맞을 준비를 했다.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이모씨(92)는 "염소 밥을 주러 가야 한다"며 택시를 불렀다.
함께 머무는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만류하고, 임시 거주시설 앞까지 온 택시를 돌려보내며 소동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씨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연신 "집에 가봐야지, 집인데…"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씨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집을 빠져나올 때 두고 온 염소가 사흘째 굶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곳에 머무는 이재민 대부분이 평균 75세 이상 고령자다.
대피소에는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났다'는 뉴스를 접한 이재민 가족과 친지 등으로 안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이모씨(80)는 "구호품에 베개가 없어 두꺼운 종이나 생수통을 베고 잠을 청해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낡고 좁아도 집이 좋았는데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이틀이야 버티겠지만 내일 또 비가 많이 온다는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 설치된 26동의 재난구호쉘터(쉼터)에는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 주민들이 머물고 있다.
이들은 예천군에서 지원해주는 도시락과 대한적십자사에서 운영하는 밥차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공동샤워장은 남녀가 이용시간을 달리해 사용한다.
예천군보건소 관계자들이 주간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상담을 통해 돕고 있지만, 농사일과 집안 걱정으로 한숨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유모씨는 "68년간 예천에서 나고 살았는데 비 피해가 이렇게 큰 적이 없었다"며 "하루빨리 비가 그치고 집으로 돌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jsg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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