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아야 꽃이 핀다

남정훈 2023. 7. 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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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24·체코)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본드로우쇼바는 15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23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6위의 온스 자베르(29·튀니지)를 2-0(6-4 6-4)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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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42위 본드로우쇼바 윔블던 제패
1R부터 시드 선수들 줄줄이 제압
결승선 2022년 준우승 자베르 꺾어
오른쪽 팔꿈치에 새긴 문신처럼
부상 등 어려움 딛고 정상 올라
대회 역사상 최저랭킹 우승자에
노시드 최초… 女테니스 ‘새 역사’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24·체코)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본드로우쇼바는 15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23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6위의 온스 자베르(29·튀니지)를 2-0(6-4 6-4)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체코)가 15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23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온스 자베르(튀니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본드로우쇼바의 이번 대회 이전까지 윔블던 단식 최고 성적은 2021년의 2회전 진출에 불과했다. 세계랭킹 42위로 상위 32명에게 주어지는 시드도 받지 못한 본드로우쇼바는 1회전부터 승승장구하며 프로 선수가 윔블던에 참가할 수 있게 된 1968년 이후 처음으로 노시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윔블던 결승 진출을 일궈내더니 내친김에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1회전부터 결승까지 시드 보유자 5명을 만났지만, 모두 이겨냈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이 집계되기 시작한 1975년 이후 본드로우쇼바는 가장 낮은 세계랭킹으로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자가 됐다. 이전엔 2007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의 31위가 가장 낮은 세계랭킹이었다. 윔블던에 국한하지 않고 4대 메이저 대회로 범위를 넓혀보면, 본드로우쇼바는 2021년 US오픈에서 시드는커녕 예선부터 시작해 우승한 에마 라두카누(영국·당시 랭킹 150위) 이후 약 2년 만에 나온 ‘논 시드’(Non Seed) 메이저 챔피언이다.

본드로우쇼바의 다양한 문신도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특히 오른쪽 팔꿈치 부위에 새긴 ‘비를 맞아야 꽃이 핀다’(No Rain, No Flowers)라는 문구가 대회 기간 내내 현지 언론에 자주 소개됐다. 본드로우쇼바가 이런 문신을 새긴 것은 역시 부상으로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은 경험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의 오른쪽 팔꿈치 부위 문신 . 잦은 부상에 시달린 그는 ‘비를 맞아야 꽃이 핀다’는 뜻의 ‘No Rain, No Flowers’를 새겼다. 연합뉴스
만 19세이던 2019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으로 테니스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왼쪽 손목 부상으로 2019년 하반기엔 대회 출전을 거의 하지 못했다. 아울러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단식 은메달을 따냈지만 왼쪽 손목 수술을 받느라 지난해 윔블던에는 아예 출전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올해 윔블던에선 7경기를 치르면서 시드를 받은 선수를 5번이나 만나 모두 이겼다. 본드로우쇼바는 우승 직후 “작년 윔블던에는 손목 수술을 받고 깁스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우승해 믿기지 않는다”며 “올해 내가 우승하면 코치가 윔블던 배지 문신을 새기기로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랍권 남녀 선수 통틀어 최초의 메이저 대회 단식우승에 도전했던 자베르는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 준우승에 이어 또다시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8강에서 지난해 윔블던에서 패배를 안겼던 ‘디펜딩 챔피언’ 엘레나 리바키나(세계랭킹 3위·카자흐스탄)를 만나 2-1 역전승을 거뒀고, 4강에선 올해 호주 오픈 우승자인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에게 2-1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기에 이번 패배가 더욱 아쉬움이 컸다. 자베르는 “오늘 패배가 아쉽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꼭 우승할 것이라고 약속하겠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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