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중남부 570㎜ ‘극한 호우’…침수-산사태 등 36명 사망

김호경 기자 2023. 7. 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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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 동안 충남과 충북, 경북 등에 최고 570㎜가 넘는 기록적인 '극한 호우'가 내리면서 36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선 궁평2지하차도가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버스 승객 등 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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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 동안 충남과 충북, 경북 등에 최고 570㎜가 넘는 기록적인 ‘극한 호우’가 내리면서 36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선 궁평2지하차도가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버스 승객 등 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오송지하차도에 고립된 차량이 더 있어 역대 최악의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오후 7시 현재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6명, 실종자는 9명에 달한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 등으로 7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오송지하차도는 15일 오전 8시 30분경 집중호우로 불어난 미호강 물이 제방을 무너뜨리고 지하차도로 밀려들기 시작했고, 오전 8시 45분 신고 접수 후 단 2분 만에 물이 지하차도를 가득 채우며 버스 1대와 트럭 2대, 승용차 12대 등 차량 15대가 고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및 경찰 당국은 신고 직후 출동했지만 물이 계속 밀려드는 바람에 만 하루가 지난 16일 오전에야 본격적인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이 사고를 두고 지역 주민과 유족들 사이에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제대로 대응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고 4시간 전인 15일 오전 4시 10분경 금강홍수통제소가 미호강 범람 가능성을 경고하는 홍수경보를 발령했고, 금강홍수통제소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청주시 흥덕구와 경찰에 주민 및 교통 통제 등을 요청했지만 침수 직전까지 오송지하차도 진입이 통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주시 옥룡동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공주시 제공
한편 산림이 밀집한 경북에선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진 곳에서 토사가 밀려 내려오는 산사태 피해가 집중되면서 19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곳곳에서 댐이 넘쳐 흐르는 월류, 하천 범람, 주택 침수 등이 이어지면서 8852명이 대피했고, 5541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했다.

폴란드 등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화상 집중호우 점검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현장에서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기상청, 산림청 등 유관기관은 위험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파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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