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독자 파업 지속 “비정규직 직접고용 결단하라”

전국보건노조는 14일 파업 종료, 부산대병원勞는 무기 돌입 결의

- “14개 국립 중 유일하게 전환 안해
- 노동자 안심하고 환자 돌보고파”
- 입원환자 안받아 의료 공백 계속

전국보건의료노조가 지난 14일 전국 140개 의료기관에서 벌인 이틀 간의 총파업을 종료하고 일터로 복귀했다. 현장에서 발생한 진료 차질 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비정규직의 직고용’을 내걸고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부산대병원 노조는 기존 방침대로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의료 공백 장기화 전망 속에 전국보건의료노조는 부산대병원에 모든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파업 나흘 째인 16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병동이 텅 비어있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14일 총파업을 해제한 가운데 부산대병원은 비정규직의 직고용 조건을 내걸고 독자적으로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총파업 이틀째였던 지난 14일 보건의료노조는 서울 영등포구 노조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 간의 산별총파업투쟁으로 노조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환자 안전과 불편, 보건복지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파업을 14일 오후 5시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가 19년 만에 벌인 이번 총파업엔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에서 4만5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

파업 종료 결정에는 의료 현장 공백이 국민 건강과 직결된다는 부담감과 함께 이번 파업에서 핵심적으로 요구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5’ 제도화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공공의료 확충 등에 대해 정부가 방향성에 공감하는 입장을 전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파업 종료 기자회견에서 “복지부와 12~14일 세 차례 면담을 통해 ‘의료현장의 인력대란과 필수의료·공공의료 붕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시행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정부 측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는 2025년 종합병원에서 우선 실시한 후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하고, 감염병전담병원 경영난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의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끝났지만 부산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 포함)은 기존 방침대로 독자 파업을 이어간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앞서 지난 14일 부산역 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비정규직의 직접고용(간접고용 중 용역업체 500명)을 촉구했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17일부터 전체 파업 조합원을 4개 조로 편성해 가동한다. 2개의 조가 파업대회에 참가하면 나머지 2조는 재택파업에 들어가는 식이다.

특히 부산대병원 투쟁에는 보건의료노조 본부 차원의 집중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부산대병원에 산별 노조 차원의 중앙상황실을 차린 보건의료노조는 17일 오전 부산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종료 이후 첫 일정을 시작한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직접 참가하고 전국 200개 지부 8만5000명 조합원 명의로 투쟁계획을 발표한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부산대병원의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환자 피해 사례, 불법의료 실태 등을 비롯해 병원 사용자 측의 불성실 교섭과 장기파업 유도 행위와 관련한 진실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대병원 비정규직지부 김성윤 부산시설분회장은 “전국 14개 국립대병원 가운데 유일하게 비정규직 직고용을 실시하지 않은 부산대병원은 노동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부산대병원은 현재 입원 환자를 받지 않고 있으며,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수술 일정 등을 조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주말에는 큰 혼란이 없었지만, 17일부터 다시 진료 차질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