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에 얼떨떨한 박지영 "목표는 시즌 3승…메이저 우승 추가했으면" [KLPGA]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 동안 제주도 제주시 더시에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총상금 8억원)이 펼쳐졌다.
그 결과, 마지막 날 2타를 줄인 박지영이 최종합계 18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이다.
박지영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시즌 처음으로 다승이라는 개인적인 기록을 세워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문을 열면서 "사실 출발 전에 걱정도 많이 했고, '우승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그런 긴장감이 좋은 동기부여가 돼서 우승을 할 수 있었지 않나 싶다.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박지영은 "지금까지 투어 9년 정도 뛰고 있는데, 처음으로 시즌 다승을 했다. 매년 다승을 목표로 시즌을 시작하는데, 1승을 하거나 우승이 없을 때도 많았다"면서 "아직 좀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다. 상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했으니, 하반기 큰 대회도 많고, 아직 많은 대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우승을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54홀 노보기 후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하나를 기록한 박지영은 "그린에 물이 차 있는 상황이었고, 경기위원을 불러 구제를 받고 플레이했다. 원래 있던 자리에서 우측으로 약 3~4미터 정도, 홀에서 가깝지 않게 구제를 받고 쳤는데, 물이 고여 있다는 생각에 조금 세게 쳐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박지영은 "파 퍼트는 라인이 조금 있다고 생각하고 쳤는데, 그대로 지나갔다. 짧은 탄식이 나왔지만, '그냥 보기를 했구나, 이제 더 이상의 보기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본 대회 역대 최초의 72홀 노보기 기록에 다가섰던 박지영은 "몰랐다.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동반자 플레이한 이승연 프로의 해프닝에 대한 상황을 묻자, 박지영은 "승연이가 홀아웃을 하기 위해 공을 마크하고 들어올린 뒤 볼을 닦고 내려놨다. 이후 어드레스를 들어갔는데 볼이 움직여서 원래 있던 자리에 리플레이스 한 것이라 룰 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근데 다들 비도 많이 오고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순간 헷갈려서 경기위원에게 물어봤고, 문제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악천후 속에서 잘 친 이유를 묻자, 박지영은 "사실 비 오는 날 잘 치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코치님이 비 올 때 골프 안치는 거 아니라고 강조하셔서 비 오는 날도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는지 데이터가 쌓였다. 그리고 올 시즌에 특히 비 온 적이 많아서 경험이 쌓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번 시즌 초반에 흐름이 좋았다가 이후에 기복을 탔던 박지영은 "초반에 흐름이 좋아 우승 욕심을 좀 많이 냈는데, 그게 독으로 작용했다.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졌다. 이후에는 그냥 마음을 비우고 '놀다 오자'라는 생각으로 대회를 즐겼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서 자유롭게 했더니 우승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하반기 어떤 대회가 가장 탐나나'는 질문에 박지영은 "아무래도 하반기에 선수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는 한화 클래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려운 코스이기도 하고, 메이저대회 우승이 아직 없어서 꼭 우승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상금, 대상 1위로 복귀한 박지영은 "(개인 타이틀) 욕심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잘 치는 선수들이 정말 많고, 하반기에 큰 대회들이 많기 때문에 정말 많은 노력과 운이 필요할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지와 함께 시즌 다승자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것에 대해 박지영은 "민지가 정말 최근 몇 년 동안 대기록을 세우고 있는데, 민지의 라이벌로 봐주시면 영광스럽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민지랑 함께 플레이하면 재미있고, 배우는 것도 많기 때문에 남은 하반기에 같이 많이 치고 싶다"고 말했다.
KLPGA 투어는 2주간의 휴식에 돌입한다. 이에 대해 박지영은 "라운드, 연습, 운동의 반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라운드가 제일 많다. 하루 반나절 정도는 호캉스를 해 볼 계획이다"고 계획을 밝혔다.
꿈에 대해 묻자, 박지영은 "어렸을 때부터 미국 투어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필요 조건이 한국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것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6승을 기록해 아직 4승이 남았다. 최선을 다해서 빠른 시일 내에 4승을 추가하고 미국 투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영은 "제주도에서 대회를 하느라 실감을 못했는데, 뉴스를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많이 들었다.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도 많고,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고 들어 마음이 편치 않다. 하루 빨리 복구되고 원상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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