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한달치 다 쏟아부었는데…충청·전라·경북 250㎜ 더 온다

[2023 폭우]올 장마 전국 강수량 400㎜ 넘어서
평년 한달치 강수량 20일 만에 내린 셈

충북 청주시 오송읍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된 궁평2지하차도에서 16일 오후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18일까지 충청권과 전라권, 경상권 등에 2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여름 장마가 시작된 지 20일 만에 전국에 400㎜ 넘는 비가 내리면서 이미 평년 한달 장마철 평균치를 훌쩍 넘어선 상태다.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한 상황에서, 추가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안전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16일 오후 5시 단기예보에서 18일까지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북부내륙, 경남권, 제주도에 비가 100~200㎜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 가운데 많이 내리는 곳엔 250㎜ 이상 오는 곳도 있으며, 제주도 산지엔 350㎜ 이상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경북권(북부내륙 제외)과 경기남부, 강원남부내륙은 30~120㎜ 비가 예보됐다.

남해안에서 충청도 부근으로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는 정체전선은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며 17~18일 매우 강한 비를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8일에는 충청·경상·전라권 일부 지역과 제주도에 시간당 최대 80㎜의 폭우가 예보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충청권과 경북권, 전북에는 이날 밤부터 17일 오전 사이, 18일 새벽부터 낮 사이 두차례, 전남권과 경남권엔 18일 아침~오후 사이 시간당 30~6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마을이 산사태로 초토화된 채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돼 지난 15일까지, 중부지방에 평균 489.1㎜, 남부지방 473.4㎜의 비가 내리는 등, 전국에 400㎜ 넘는 비가 쏟아졌다. 중부지방(31.5일)과 남부지방(31.4일)의 평년(1991~2020년 평균) 장마철 강수량은 각각 378.3㎜와 341.1㎜였다.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충청권과 전북, 경북권 내륙에만 300~57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면서, 평년 장마철 평균치를 열흘여 일찍 넘어선 것이다.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되자, 산림청은 지난 13일부터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이를 유지하고 있다. 위기경보 ‘심각’은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확실한 경우 또는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산사태 경보 예측 정보가 30% 이상의 시·군·구에서 발생할 경우 등에 발령된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까지 매우 많은 비가 내려 재해가 발생하는 지역과 앞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일치한다”며 “위험 지역에서는 상황 판단 후 안전을 위해 이웃과 함께 신속하게 대피 및 피신하는 등 즉시 안전조치를 시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정체전선이 남하하며 19일 오후부터 21일까지 제주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에서 구름 많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다만 “비구름대가 다시 북상해 22~24일 전국에, 25~26일은 중부지방과 전북에 비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