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최소 37명 사망, 9명 실종…3년만에 최악 인명피해 반복
지난 9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최소 37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기록적 장마로 4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2020년 이후 3년만에 최악의 인명피해다. 9명의 실종자가 모두 숨진채 발견돼 사망자로 전환될 경우엔 2020년보다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
피해 복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오는 18일까지 충청권, 전북, 경북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최대 300mm의 큰 비가 내릴 전망에 실종자 수색과 복구에 난항이 예상된다.
16일 오후 6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내린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37명, 실종 9명이다.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차량 침수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상자가 오전 11시 집계보다 3명이나 늘었다. 경북에서도 추가 사망자가 2명 확인됐다.
특히 지하차도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실종신고가 안 된 사상자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물이 오송 궁평지하차도로 들이닥쳤다.
이 사고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이후 지하차도에서 물을 빼내는 작업과 함께 진행된 내부 수색 과정에서 총 9명의 시신이 인양됐다.
소방당국은 밤 사이 구조대가 진입할 수 있는 정도의 배수 작업이 진행되자 이날 오전 6시쯤부터 잠수부를 투입해 본격적으로 수색에 나섰다. 지하차도 배수와 수색 작업에는 경찰과 소방을 비롯해 공무원 등 총 858명이 투입됐다. 대용량 펌프, 굴삭기 등 장비 99대도 투입됐다. 사고 이후 지하차도로 물이 더 들이치지 않도록 미호강변 물막이 공사도 완료된 상태다. 오후 6시 현재 배수는 70% 정도 진행됐다.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이들은 청주 시내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북에서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예천 마을은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순식간에 토사가 마을 주택가를 덮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예천은 사망자가 2명 늘었다. 경북지역 인명피해는 사망 19명, 실종 8명, 부상 17명이다. 예천에서 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돼 병원에서 입원 치료받던 주민 1명이 이날 오전 숨졌고, 실종자 중 1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전국에서 호우로 사전 대피한 주민은 14개 시도 98개 시군구에서 8852명으로 늘었다. 이 중 5541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공공시설 피해는 215곳이다. 도로 사면유실 48건, 도로파손·유실 32건, 옹벽 파손 8건, 토사유출 32건, 하천제방유실 59건 등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유시설 피해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총 204건 발생, 주택 침수 82동, 주택 전·반파 21동, 어선 피해 6척, 차량침수 65대, 옹벽파손 등 기타 75건이다.
이번 호우로 통제된 도로는 220곳이다. 철도는 전날부터 일반열차 모든 선로의 운행이 중지된 상태다. KTX는 일부 구간에서서행하거나 중지하면서 운행하고 있다. 14일 발생한 무궁화호 궤도이탈은 17일 새벽 복구 예정이다. KTX는 5개 선로인 경부·호남·전라·경전·동해선에서 일부 운행 중이다.
태풍과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2020년 기록적 장마 이후 가장 클 전망이다. 2020년에는 장마철(중부 기준 54일)이 역대 가장 길었고 하이선, 마이삭, 바비 등 4개의 태풍이 상륙한 탓에 피해가 극심한 탓에 총 46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이번 호우피해도 이미 사망자 37명에 실종자 9명으로 2020년과 사망·실종자 숫자가 같은 상황이다.
앞서 태풍·호우 사망·실종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 자릿수였다. 2015년에는 한명도 없었다. 그러다 2019년에는 18명으로 늘었고, 2020년(46명), 2021년(5명), 2022년(30명) 등이었다.
정부는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50분(한국시간 오전 11시50분) 폴란드 현지에서 중앙안전대책본부와 화상으로 연결해 집중호우 대처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일부 지역에서 사전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재난 대응의 제1원칙은 위험 지역에 대한 진입 통제와 물길의 역류나 범람을 빨리 인식해 선제적으로 대피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은 지자체와 협력해 저지대 진입 통제를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해 달라"고 주문했다.
행안부는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수해복구 지원을 위한 시·도 및 시·군·구 단위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하 지원단)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재민 구호와 급식·급수 지원, 환경정비 등을 중점 지원한다. 향후 피해 가옥 정리와 세탁, 농작물 복구 지원 등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장마는 오는 19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까지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제주도산지에 비가 100~250㎜ 내린다. 충청권, 전북, 경북북부내륙에서는 많으면 300㎜ 이상 비가 더 쏟아질 전망이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오송=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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