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비판 의식했나”… 5대銀 상반기 사회공헌액 12% ↑

이강진 2023. 7. 1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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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 체제하에서 금리 상승기 '이자 장사'로 손쉽게 돈을 벌어 왔다는 비판을 받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사회공헌액을 지난해보다 10%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대통령이 직접 '은행권 돈 잔치'에 대한 대책을 주문한 데다 금융 당국이 압박에 나서자 부랴부랴 사회공헌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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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월 총 5315억… 2022년 68% 수준
은행별로는 KB국민 1399억 ‘1위’
우리은행만 2022년보다 150억 줄어
尹 지적에 금융당국 압박도 한몫
하반기 주요 경영 과제로도 언급
금융 CEO들 ‘사회적 역할’ 강조

과점 체제하에서 금리 상승기 ‘이자 장사’로 손쉽게 돈을 벌어 왔다는 비판을 받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사회공헌액을 지난해보다 10%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대통령이 직접 ‘은행권 돈 잔치’에 대한 대책을 주문한 데다 금융 당국이 압박에 나서자 부랴부랴 사회공헌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하반기에도 상생 등을 주요 경영 과제로 내세우며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올해 상반기(1∼6월) 사회공헌 지원 금액은 총 5315억30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4727억7000만원)와 비교해 12.4% 늘었으며, 이미 지난해 전체 지원액(7822억8000만원)의 68% 수준에 달한다.
서울의 시중은행 ATM기 모습. 뉴시스
지원 부문별로는 서민금융이 3012억6000만원으로 전체 지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지역사회·공익(1562억2000만원), 학술·교육(374억7000만원), 메세나(문화예술 활동)·체육(326억4000만원), 글로벌(21억7000만원), 환경(17억7000만원)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글로벌 부문(167.9%)이 가장 컸으며, 지역사회·공익(42.3%), 메세나·체육(23.7%)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별 지원액은 KB국민은행이 1399억2000만원으로 1위였다. NH농협은행 1278억원, 하나은행 1037억원, 신한은행 965억3000만원, 우리은행 635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액과 증감률은 하나은행 331억원(46.9%), 농협은행 212억원(19.9%), 국민은행 176억7000만원(14.5%), 신한은행 18억3000만원(1.9%), 우리은행 -150억4000만원(-19.1%)이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 고통이 크다”며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금융 당국도 압박에 가세하면서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 내내 개별적으로 또는 은행연합회를 통해 공동으로 서민금융 지원을 비롯한 상생 방안을 발표해왔다.

은행권은 하반기에도 고객 신뢰 회복과 상생을 주요 목표로 삼고 경영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2023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에게 신뢰받는 평생 금융파트너가 되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같은 날 개최된 신한은행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에게 선택받기 위해 안전한 은행, 전문성 있는 은행, 사회와 상생하는 선한 은행을 만들고 고객의 신뢰를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주요 경영 이슈 중 하나로 ‘은행의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양 의원실에 제출한 ‘금리인하요구권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건수가 가장 많은 은행은 신한은행(1만5439건, 이자감면액 27억3000만원)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이 1만2380건(12억86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국민은행(8774건, 6억원), 하나은행(6890건, 18억4800만원), 농협은행(3037건, 4억6700만원) 순이었다. 다만 각 은행이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을 자체 집계한 결과에선 농협은행이 68.8%(1만3563건 중 9332건 수용)로 1위였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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