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우크라 전격 방문 뒤 귀국길 올라

유정인 기자 2023. 7. 1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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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난 15일(현지시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갖고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치고 16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사전 예고 없이 전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체 순방을 아우르는 핵심 주제를 우크라이나 지원과 재건 협력에 두면서 ‘자유의 연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이어진 6박8일간의 순방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귀국길에 올랐다. 당초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폴란드 공식방문 등 4박6일로 전해진 순방 일정은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으로 이틀 늘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출발 직전까지 사전 예고 없이 극비리에 추진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폴란드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도착해 마린스키 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간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 열린 양자 회담에 이어 두 달만에 마주 앉았다. 한국 정상이 우크라이나에 방문한 건 처음이고, 국군 파병지가 아닌 전장에 ‘연대’ 차원에서 방문한 것도 최초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번 방문은 젤렌스키 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러시아의 불법침략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꾸는 동반자”라고도 했다.

두 정상이 함께 추진하기로 한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는 한국의 안보·인도·재건 지원을 포괄한다. 윤 대통령은 안보 지원을 두고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 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 더 큰 규모로 군수 물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앞서 군수 물자 지원이 살상용 무기 지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도적 지원에선 지난해 1억달러보다 증가한 1억5000만원 달러 규모 지원을 올해 이행해 나가겠다고 확인했다.

재건 지원 면에서는 양국 정부와 협력 확대에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놓은 1억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협력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의 학업을 위한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도 신설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집중호우 피해자들을 애도한 뒤 “러시아가 준 피해 규모를 상상할 수 없다”며 “안전과 변화를 이루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 규모도 상상할 수 없는 정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재건 복구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도착 후 먼저 키이우 인근 부차의 민간인 학살 현장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집중됐던 민간인 거주지역 이르핀을 돌아봤다.

바르샤바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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