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의 30대 청년 교사도, 20대 청년도 참변
[앵커]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숨진채 발견된 피해자들은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다, 또 가족을 철도역으로 데려다주던 길에 변을 당했습니다.
밤새 뜬 눈으로 현장을 지켰던 가족들은 이번 사고가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원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긴 기다림 끝에 21시간 만에 수색과 구조작업이 시작됐지만 힘겹게 버텨온 한 줄기 희망은 사그라들었습니다.
가족들의 기원에도 하루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이들, 24살 안 모 씨는 어제 아침 여행을 떠나기 위해 버스에 올랐습니다.
동갑내기 친구들과 철도역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마지막 통화만을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가족 : "우리 조카랑 조카 친구 두 명이서 버스를 타고 오는데 버스 기사가 '물이 차니까, 창문을 깨줄 테니까 빨리 탈출을 해라' 까지만 얘기를 듣고…"]
아직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신혼의 31살 청년 교사 김모 씨, 천안으로 임용고시를 보러가는 가족을 역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같이 타고 있던 가족은 살아 남았지만, 김 씨는 차도를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김태희/유가족 : "(조카가) 결혼한 지 두 달 됐거든요. 보내는 게 너무 가슴 아파요. 그냥 억울하게 죽는 것 같아서."]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지켜보던 가족들의 심정은 타들어갔습니다.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굴렸습니다.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물을 퍼내지 못하는 게 제일 답답했죠. 큰일 났어요 이제. 그 아들이 이 가족 생활(생계)을 다 했었던 건데."]
소중한 이들을 황망히 떠나보낸 가족들은 하나같이 이번 사고가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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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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