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만 보이는 축사에 소 수십마리…충청 곳곳 쑥대밭
충청 지역 곳곳은 하천이 넘치고 제방이 터졌습니다. 작물이 자라던 논밭은 흙밭이 됐고 축사는 물에 잠겨 가축들은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피해 현장을 박현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사이를 누런 소가 뛰어다닙니다.
보다 못한 주민이 밧줄을 들고 쫓아가 보지만 뛰어 도망갑니다.
이 소가 있던 축사는 어제 밤 제방이 터지면서 잠겼습니다.
지붕만 보이는 축사에 아직 수십 마리 소가 남아 있습니다.
[전일남/충남 청양군 분향리 : 새벽에 한 3시경인가 의자에 앉아있는데 뭐가 꿈틀꿈틀하더라고요. 근데 소가 한 마리가 나오더라고요.]
매일 마을 주민들을 싣고 다니는 이 길.
도로 위로 물이 가득 차자 버스 운전사는 차를 멈춰 세웁니다.
더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버스 기사 : 돌려서 가야겠네. 아침 첫차는 누가 갔을까. 얘기를 안 해서 나는 못 봤는데…]
결국 왔던 길을 돌아 나갑니다.
작물이 한참 자라야 할 시기, 논밭은 며칠 사이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밭이었던 곳은 흙탕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한해 농사는 일찌감치 망쳤습니다.
여기 보시면 비닐하우스 여러 동이 물에 푹 담겨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빗물이 쏟아지면서 이곳에서 키우던 수박도 제가 나와 있는 이 도로 밖으로 밀려 나왔습니다.
논산에선 며칠을 버텼던 제방이 오늘 새벽 결국 무너졌습니다.
모래주머니에 흙을 넣고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서지만 역부족입니다.
언제 또 비가 쏟아질지 모릅니다.
다시 돌아갔을 때 집이 무사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김기숙/피해 주민 : 물이 차면 가구들 같은 거 저는 수급자거든요. 냉장고 같은 거 물 많이 들어가면. 그것도 전 남의 집 세 살거든요…]
몸만 빠져나온 주민은 불안하고 또 불안합니다.
[채재향/피해 주민 : 소가 낳은지 2~3일 되는 새끼 세 마리가 있는데 그것들 어떻게 되나도 모르고 나 혼자만 살겠다고 이렇게 정신없이 나와서…]
지금 주민들이 바라는 건 사흘째 이어지는 비가 그치는 것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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