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포커스] SNS 마케팅 넘어 상품화·수출까지 노리는 `K-캐릭터`

윤선영 2023. 7. 16. 18: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쏘·대만 '우양' 핫도그 협업
'아기상어' 빙과 8000만개 판매
콘진원, 박람회로 산업간 연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3'이 지난 13~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캐릭터 '도우도우'와 대만 식품 제조사 우양의 협업 제품.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3일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3' 연계 행사로 'K-콘텐츠×연관산업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기관 전경.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1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브릭스튜디오와 캐릭터 마케팅 전문기업 우쏘는 덜 익은 찹쌀 도넛 '도우도우' 캐릭터를 대만 식품 제조사 우양의 핫도그 제품 패키지에 적용했다. 핫도그 제품 모델이 된 '도우도우'는 현재 대만 까르푸, 세븐일레븐, 알티마트, 피엑스마트 등에서 소비자들과 만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2 '아기상어'로 유명한 더핑크퐁컴퍼니는 평균 연령 29세의 '청년 국가' 인도네시아에서 아기상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국내 캐릭터 최초로 동남아 최대 빙과류 기업 유니레버그룹 소속 월스 인도네시아와 협업해 '아기상어'를 아이스크림으로 출시하고 현지 리마그룹과 핑크퐁 뮤지컬 공연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K-캐릭터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단순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활용해 캐릭터를 해외에서 선보이는 차원이 아니다. 유통 등 타 산업군의 현지 기업과 제휴를 맺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시너지를 일궈내고 있다.

◇캐릭터·콘텐츠 잘 나가면 화장품·식품도 덩달아 수출 好好

캐릭터를 포함한 K-콘텐츠의 수출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조사 결과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마다 화장품, 가공식품 등 소비재 수출은 1억8000만 달러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20년부터 한류 정책의 수립과 추진을 위한 범부처 한류협력위원회 운영에 돌입했다. 구체적인 사업 분야는 △한류 박람회(행사) △해외 홍보관(유통·인프라) △PPL 등 한류 마케팅(홍보)이며 콘진원은 이를 총괄 기획·운영한다. 특히 국내 캐릭터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손을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의 공통점은 콘진원의 밀착 지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콘진원의 뒷받침 아래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자사 IP(지식재산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한편 K-콘텐츠 산업의 한 축으로서 성장하고 있다. 콘진원은 현재 범부처와 합심해 K-캐릭터 수출을 이끌고 있다. 콘진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캐릭터 수출액은 4억1299만 달러(약 4718억원) 규모이며 국가별 비중은 중화권 29.7%, 동남아 20.1%, 북미 19.8% 순이다.

'도우도우'와 '아기상어' 역시 콘진원이 주관하는 한류 박람회 참여를 계기로 현지 기업과 협업을 시작했다. '도우도우'는 지난해 열린 '베트남 K-박람회'에, '아기상어'는 2017~2018년 개최한 '인도네시아 K-콘텐츠 엑스포'에 각각 참석한 바 있다.

'도우도우'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종세 우쏘 대표는 "국내 캐릭터 라이선싱, 협업 현황을 보면 전문적으로 활용하는 곳에서만 캐릭터를 바꿔가며 마케팅에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콘진원을 통해 캐릭터 기업이 아닌 타 산업군인 식품 제조 기업과 만나 협업을 진행하고 상품화와 해외 진출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현재 우양에서 '도우도우'를 활용한 '치즈볼', '핫도그 신제품' 등의 제품 출시를 검토 중"이라며 "내년에는 대만 외 해외 2개국 이상 수출을 목표로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더핑크퐁컴퍼니가 인도네시아에서 출시한 '아기상어' 빙과류 제품은 1년에 8000만개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주혜민 더핑크퐁컴퍼니 사업개발총괄 이사는 "지난 2016년부터 콘진원이 지원하는 주요 글로벌 라이선싱·콘텐츠 마켓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며 전 세계 방송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계약을 체결했고 IP, 콘텐츠를 알릴 수 있었다"며 "최근에는 '2023 한·아세안 K-콘텐츠 비즈위크'에 나가 인도네시아의 지상파 방송사인 RTV와 MOU를 체결했는데 이는 동남아 6억 인구에 핑크퐁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기업의 스토리가 열광하는 콘텐츠로…연관 산업과의 동반성장 이끌 것"

콘진원은 앞으로도 캐릭터를 비롯한 K-콘텐츠 산업과 해외 기업의 협력, 해외 시장 진출을 이끌어내는 가교 역할을 계속할 방침이다. 이미 올해도 지난 2월 K-콘텐츠 수출 전략 과제를 세우고 한류 연계 연관산업 수출 지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2023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서는 참여 기업과 해외 초청, 제조·유통 산업군 바이어를 연계하는 일대일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계 행사로 'K-콘텐츠×연관산업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를 진행했다.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는 '2023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참여 기업 간 공식적인 네트워킹 시간을 마련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에는 '로보카폴리'의 로이비쥬얼, '안녕자두야'의 아툰즈,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 등이 참석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자리에는 농·수산식품, 소비재 등 각종 연관 산업 기업들도 함께해 K-캐릭터·IP와의 협업 가능성을 살폈다. K-콘텐츠와 연관산업의 대표적인 협업 사례인 '도우도우'의 소개가 끝난 뒤 참석 기업들은 저마다 관심 있는 기업 관계자들과 인사를 주고받았고 콘진원은 이들을 이어주는 중간 다리로서 만남을 지원했다.

여기에 콘진원은 연내 '2023 콘텐츠 IP 산업전' 연계 네트워킹 데이를 추가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중소 콘텐츠 기업의 제작·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다시 한번 K-콘텐츠의 경제적·산업적 파급 효과를 증명한다.

향후 캐릭터 라이선싱의 범위 확장을 목표로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라이선싱 사례를 소개하는 특별 전시도 열 예정이다. 올해는 웹툰의 캐릭터 라이선싱 시장을 소개하는 '웹툰특별관'을 최초로 시도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체험관'을 운영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모든 소비재 제품에서 K-콘텐츠의 영향력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며 "SNS에서 미담이 알려진 기업을 소비로 도와주려는 '돈쭐(돈+혼쭐)' 문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이 가진 스토리가 때로는 그들이 열광하는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콘텐츠와 소비재의 융합이 진정한 윈윈을 이루려면 상품 자체가 매력적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 각 기업이 갖고 있는 가치와 스토리 전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며 "앞으로도 콘텐츠 산업과 연관 산업의 동반성장을 이끌기 위해 많은 기업의 이야기를 듣고 빠르게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