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입시비리 공범’ 조민 소환 ‘의전원 포기’ 입장 변화 판단 “반성 여부 기소에 반영할 것” 일가족 기소 사례도 흔치 않아 일각선 “공모”… ‘기소’ 의견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17일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다. 법원은 지난 1월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무마 등 혐의로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다음 달 26일 딸 조민씨 입시비리 혐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조민씨를 지난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이 조민씨에 대해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하면 2019년 8월 조국 일가 비리가 처음 제기된 이후 사실상 4년 만에 조국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는 마무리된다. 조민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방침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1심 재판 과정에서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던 조 전 장관의 입장 변화 여부도 관심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는 17일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을 개최한다. 피고인은 정식 재판인 공판 기일에는 출석해야 한다. 조 전 장관은 앞서 열린 두 차례 준비기일에는 불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딸 장학금 명목 금품 수수, 감찰무마 혐의로 2019년 12월 기소됐다.
조 전 장관이 받는 혐의는 위조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모두 12가지에 이른다. 딸 조민씨가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때 동 대학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등을 허위로 발급받아 제출하고, 아들 조원씨는 법무법인 인턴활동 증명서 등을 허위로 받아 대학원 입시에 사용한 혐의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1월 입시비리 혐의 대부분과 특별감찰반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교수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정 전 교수는 앞서 딸 입시비리 혐의로 넘겨진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딸 조민씨의 기소여부와 관련 조 전 장관 측의 입장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1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입학허가 취소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조민씨 기소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부장검사 김민아)는 지난 14일 조민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입시비리 혐의에 대한 입장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상대로 낸 입학 무효 소송을 취하한 이유에 관해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환은 검찰이 조민씨의 반성 여부를 기소 여부 판단에 중요하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3일 “조민씨와 조 전 장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의 입장 변화를 고려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조민씨의 반성 태도가) 제일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기소유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민씨에게) 어느 정도 입장 변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의미나 취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모와 자식이 공범일 경우 일가족 모두를 기소한 사례도 흔치 않다. 불필요한 정치적 쟁점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도 검찰은 최순실씨를 기소하면서 딸 정유라씨는 기소하지 않았다.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장윤미 변호사는 “조민씨의 공소시효가 다음 달 26일 만료되는데, 1개월여를 앞두고 기소까지 하는 것은 너무 과한 처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