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친서·통신 보안… 순방 막판 결정 [尹, 우크라 전격 방문]

이현미 2023. 7. 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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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자가 아닌 분은 나가 주세요. 지금부터 앞으로 2박을 더 하셔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오늘 밤 새벽 2시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간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통신을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14일 저녁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취재진을 모아 놓고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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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극비 방문 막전막후
취재진에도 우크라 출발 2시간 전 알려
급박한 전황에 최소한의 수행단만 대동

“대한민국 기자가 아닌 분은 나가 주세요. 지금부터 앞으로 2박을 더 하셔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오늘 밤 새벽 2시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간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통신을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14일 저녁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취재진을 모아 놓고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을 알렸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출발하기 2시간 전이었다. 폴란드 방문 마지막 날이었던 만큼 취재진은 호텔 체크아웃과 개인 짐 반납 등의 절차를 마무리한 상황이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오래전 방문 요청을 받은 사실을 알리며 “경호·안전 문제와 방문 필요성을 놓고 고심 끝에 입장을 정했고 윤 대통령이 결심하면서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친서와 수차례 요청이 있었지만, 순방 막판에 현지 상황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폴란드 바르샤바로 돌아오는 열차 내에서 참모들과 집중호우 대응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제히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다만 대통령 1호기 출국시간이 14일 오후에서 저녁으로 늦춰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취재진 사이에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까지 편도 10시간가량 걸리는 점에서 시간이 촉박해 중간지점에서 만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대통령실은 출국시간 지연이 아닌 아예 출국일을 늦추겠다고 통보했고, 취재진이 각 언론사 구성원과 가족에게 귀국 지연 상황을 알리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특정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소한의 빈도로 통신을 해주시고 국제전화와 유선전화, 국제문자도 위험하다. 한두 사람에게만 걱정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가 특정되지 않게) 우회적 언어로 통신을 해 달라”며 “교통편은 복잡하고 힘들게 가는데 경호상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고 오늘 밤과 새벽(15일) 사이에 우크라이나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외부의 통신 도감청에 대비해 보안을 지켜 달라는 주문이었다.

윤 대통령은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 등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최소한의 수행단을 대동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임기훈 국방비서관과 의전비서관실 소속 통역, 경호처 경호관들 정도로 제한됐다. 이도운 대변인 등 대부분의 대통령실 참모들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비상 대기했다. 현장 취재도 대통령실 출입기자의 ‘풀 취재’ 대신 대통령실 소속 사진·영상 담당 직원들의 전속 취재로 대체됐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바르샤바대 연설을 마쳤던 14일 오후 4시40분 이후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향한 뒤 16일 새벽 바르샤바로 돌아와 귀국길에 올랐다.

바르샤바=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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