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누적 100만장 팔았다...전 세계 70조 시장에 ‘출사표’
닌텐도 콘솔로 연내에 출시
북미·유럽시장 겨냥해 개발
콘솔게임은 전용 게임기(디바이스)를 TV나 디스플레이 기기에 연결해 즐기는 비디오게임을 말한다. 시장 규모가 70조원에 달하는 콘솔게임은 구매력이 가장 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높고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PC·모바일게임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국내 게임업계 특성상 ‘불모지’로 불려온 시장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데이브가 국산 게임의 무덤으로 불리는 북미 지역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는 만큼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는 ‘K콘솔게임’ 탄생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는 출시 하루만에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유가게임 기준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지난 8일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메가히트’ 게임 반열에 오르고 있다.
넥슨의 데이브 콘솔 버전 출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콘솔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콘솔게임은 전 세계 게임 산업을 온라인 게임과 양분하고 있지만 한국 게임사들의 영향력은 사실상 없다시피하다. 특히 게임 산업의 본산으로 불리는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공략을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시장이다.
지난해부터 실적 악화에 직면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중·장기적 경쟁력 관점에서 △특정 장르에 매몰된 게임 지식재산권(IP)과 수익(과금)모델 △모바일 일변도의 플랫폼 △한국·중국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된 사업 구조 등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 게임업계가 꺼내든 카드는 ‘서구권·콘솔’을 키워드로 한 다변화 전략이다.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넥슨 데이브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공들여 개발해온 신작 게임들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줄줄이 콘솔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우선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연내 출시가 유력한 데이브는 콘솔로 나왔을 때 가장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지목된다. 해산물을 수집하는 액션 어드벤처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를 혼합한 게임이다.
PC버전이 글로벌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의 상당수가 콘솔과 유사한 느낌을 갖기 위해 별도의 게임패드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9만8000명에 달하고, 3만4000여명이 기록한 평가에서 97%가 ‘긍정적’이라고 답할만큼 인지도와 게임성을 함께 쌓아올린 점이 기대감을 더한다.
데이브는 넥슨이 ‘재미의 본질’에 집중한다는 의미로 신규개발본부 산하에 출범한 조직 ‘민트로켓’에서 30여명의 개발진이 투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회사가 성공하려면 업의 본질인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입증했다”면서 “잘 만든 게임(IP)이라면 콘솔에서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네오위즈의 최대 기대작 ‘P의 거짓’도 콘솔에서 글로벌 흥행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PS)과 엑스박스 등 콘솔 플랫폼을 통해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독일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 최초로 3관왕에 오를만큼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9일 공개된 P의 거짓 데모판은 사흘만에 PC·콘솔 플랫폼에서 다운로드 100만회를 돌파했다.
엔씨소프트가 핵심 IP로 기대중인 ‘쓰론 앤 리버티(TL)’도 연내 PC·콘솔버전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엔씨는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선 엔씨가 게임 서비스를 하지만 국내 게임사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북미, 유럽 등 서구권은 잔뼈가 굵은 아마존과 손잡고 시장 공략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엔씨는 TL의 사전 글로벌 테스트에서 콘솔(게임기) 이용자를 포함시켜 피드백을 받았다. 펄어비스는 글로벌을 겨냥한 트리플A급 프로젝트인 ‘붉은사막’을 PC·콘솔 게임으로 개발중이다. 크래프톤은 신작 게임 ‘프로젝트M’을 콘솔타이틀로 개발중이다.
한편 국내 게임기업의 대다수는 2010년대 초중반부터 PC온라인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겨왔다. 이 시장에서는 중국이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큰 손이다. 반면 북미와 유럽에선 콘솔이 대세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PwC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와 유럽의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각각 184억달러, 250억달러로 추산됐다. 양대 시장은 전 세계 콘솔 시장 중 82.9%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 게임 시장 흐름이 멀티플랫폼이 기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PC게임의 상당 부분은 콘솔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또 콘솔 게임의 경우 패키지 판매량이 주요 수익 모델로 이용자 반발이 큰 기존 한국 게임사 과금체계와 차별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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