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예비인가 초읽기… KRX 70년 독과점 깨나

금융위, 이번주 예비인가 결정
늦어도 내년 초 영업 개시할 듯
장외채권 등 다양한 거래상품
한국거래소와 차별화 기대감

(왼쪽부터) 한정호 KB증권 상무,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안희준 성균관대 교수,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이 지난해 11월 넥스트레이드 주식회사 설립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주요 증권사를 비롯한 유관기관 등 금융투자업계 총 34개사가 공동출자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extrade)가 곧 예비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가 1956년부터 70여년 가까이 이어진 한국거래소(KRX) 독점 체제를 깨고 성장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중 넥스트레이드에 대한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신청을 접수, 4~5월 제출 서류에 대한 금감원 심사와 외부평가위원회 평가를 거치는 과정에서 당초 올 상반기로 전망됐던 당국 심사 결과가 예상보다 길어졌다.

예비인가를 취득하고 나면 시스템 구축과 추가 요건을 갖춰 빠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본인가 후 6개월 내 영업을 개시해야 하는 만큼, 준비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맞춰 신청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전산 업무를 담당하는 코스콤 등 전산처리전문회사에 전산설비 및 처리업무를 위탁할 수도 있지만, 현재 넥스트레이드는 전산처리 시스템을 직접 구축 중"이라면서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이 관련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시장감시나 청산, 결제 등 기능은 KRX에 위탁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넥스트레이드가 ATS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시행 세칙 개정을 통한 거래대상 확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으로는 거래대상이 상장주식과 주식예탁증권(DR)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KRX의 주식매매 수수료는 0.0027%로 이미 제로 수준에 가깝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별다른 메리트를 느끼기 어렵단 분석이다. 빠른 체결 속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매체결대상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둔 만큼, 세칙을 정하는 과정에서 거래대상이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장외 채권, 비상장주식을 비롯해 최근 당국 차원에서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조각투자' 형태의 투자계약증권과 토큰증권(ST)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포괄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ATS 사업의 취지 자체가 금융상품의 혁신성 차원에서 시장을 늘리려는 계획에서 추진되는 측면도 있다"면서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상품보다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다룰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넥스트레이드 초대 대표이사인 김학수 대표가 전 금융결제원장,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과 금융서비스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낸 만큼 당국과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증권사와 증권 유관기관이 공동출자한 상황이라 향후 회원사 유치에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넥스트레이드를 설립한 나재철 전임 금융투자협회장에 이어 서유석 현 협회장도 올해 취임 직후 "ATS 설립 후 주식 거래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ETF, 토큰증권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매매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