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토화된 뒤에야 '대피명령'…"괜찮을 거 같다던 아버지, 마지막 통화"

윤정주 기자 2023. 7. 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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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마을 외에도 예천 곳곳이 부서지고 파묻혔습니다. 미리 대피 명령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데요. 산사태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또 다른 마을을 윤정주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사과 밭이 있던 자리는 흙으로 뒤덮였습니다.

[채두석/주민 : 묘목을 여기에 천지로 키우다 지금 이렇게 흔적도 없죠. 저 하얀 거 지지대 보이죠?]

산사태 현장입니다, 아스팔트 길은 산산조각이 났고 빗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제 뒤로 군인들이 실종자를 찾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예천으로 내려와 살 준비를 하던 60대 남성은 이틀 째 연락이 끊겼습니다.

[실종자 아들 : (아버지가) '비가 조금 오기는 한다' '괜찮을 거 같다' '그냥 남아 있겠다' 해서…그때가 마지막 통화고…]

가족들은 애가 탑니다.

[실종자 아들 : 아버지가 타시던 차는 아예 보이지가 않고 소지품이라든지 어떤 단서도 아직 못 찾은…]

마을은 길에 구멍이 났고 40여 세대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채용주/주민 : 폭우로 물이 넘쳐서 여기가 완전 도랑이 됐어요. 말로 표현하려면 죽을 지경이죠.]

오갈데가 없어진 주민들은 마을 회관에 몸을 맡기고 있습니다.

경북도가 대피 명령을 내린 건 예천 4개 마을이 이미 산사태 피해를 입은지 거의 하루가 지난 어젯밤 9시쯤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비가 예고돼 있었기 때문에 더 빨리, 더 먼저 대피령이 내려졌다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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