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임원 앞에서 손보사 CEO들 간 갑론을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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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금융감독원이 11개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한곳에 불러 모았다.
올해 보험업계에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관련 계약서비스마진(CSM) 가이드라인의 소급 적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CSM 가이드라인은 2분기 실적 발표부터 적용된다.
앞선 금감원 가이드라인에는 명확한 적용 방식과 관련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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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역대급 실적' 손보사 간 이견
법적 소송 휘말릴 가능성 배제 못해
금감원 "조만간 결론 내리겠다"
11일 오후 금융감독원이 11개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한곳에 불러 모았다. 올해 보험업계에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관련 계약서비스마진(CSM) 가이드라인의 소급 적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CEO들의 격론이 한 시간 넘게 벌어졌다고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고위급 주재 간담회에서 CEO들이 이토록 말을 많이 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CSM 가이드라인을 놓고 손해보험사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적용 방식에 따라 각 사별 1분기 순이익이 최대 수천억 원까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법률적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가이드라인 적용 범위를 결론 내지 못하는 사이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CSM 가이드라인은 2분기 실적 발표부터 적용된다. 앞서 보험업계는 IFRS17을 처음 도입했던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해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직면했고, 그 주범으로 수익과 관련해 자의적 계상이 가능한 CSM이 지목됐다.
CSM은 보험 계약에 따라 위험 보장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식하게 될 미실현 이익을 뜻한다. 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장부상 부채로 먼저 인식하고 이후 서비스 제공기간 동안 나누어서 상각되는 금액을 이익으로 인식한다. 당국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험업계에 내려보냈다.
쟁점은 적용 방식이다. 1분기에는 회사마다 산출에 적용되는 기준과 기간이 제각각이었다. 역대급 실적은 CSM을 과다 산출해 이익을 크게 부풀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선 금감원 가이드라인에는 명확한 적용 방식과 관련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적용 범위 일원화 요구가 나왔고,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회사마다 이해관계를 따지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부 손해보험사는 소급법 적용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통상 적용되는 전진법의 경우,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대폭 깎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각 사별 2분기 순이익이 적게는 수백억 원, 많게는 수천억 원까지 깎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소급법을 쓰면 1분기 실적과 2분기 실적이 엇비슷하게 나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탓에 매각을 앞두고 있는 손해보험사도 몸값 문제를 이유로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일각에선 법적 소송도 우려하고 있다. 기업이 전진법 대신 소급법을 적용하려면, 재무제표 변동 사유를 '회계정책 변경'이 아니라 '오류 수정'으로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소급법을 적용하려는 손해보험사 입장에선 회계 신뢰도 저하라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이 나왔던 1분기에 외국인 투자가 많았던 손해보험사는 걱정이 상당하다"며 "이들이 주주 소송 혹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달 말까지 논쟁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다만 IFRS17은 원칙적으로 소급 적용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탓에, 전진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취재진과 만나 "회계적 이유로 혼란이 초래된다거나 그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지 않게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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