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여유' 놓친 당국의 치명적 실수, '죽음의 터널'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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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9명의 사망자가 나온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는 터진 제방으로 강물이 폭포수처럼 삽시간에 쏟아지며 손쓸 겨를도 없이 발생했다.
1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의 원인이 된 미호강에 홍수경보가 내려진 시각은 지난 15일 오전 4시다.
주변 지역의 침수가 이어지면서 미호천교 통행은 금지됐으나 어찌 된 일인지 침수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는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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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21시간 만에 본격적인 구조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지금까지 9명의 사망자가 나온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는 터진 제방으로 강물이 폭포수처럼 삽시간에 쏟아지며 손쓸 겨를도 없이 발생했다.
사흘째 400㎜가 넘는 폭우에 엄청나게 불어난 미호강의 거센 물살 앞에 범람을 막겠다며 급하게 쌓은 모래 제방은 말 그대로 '모래성'이었다.
임시방편으로 쌓아 올린 모래성을 뚫고 순식간에 지하차도로 들이닥친 거센 물살은 평범하게 하루를 시작하던 수많은 생명을 집어삼켰다.
1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의 원인이 된 미호강에 홍수경보가 내려진 시각은 지난 15일 오전 4시다.
당시 청주에는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450㎜가 넘는 장맛비가 쏟아졌다.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에만 256.8㎜의 폭우가 퍼부었다.
미호강 수위는 지난 15일 오전 3시 홍수주의보 기준인 7m를 넘었고, 1시간30여분 뒤인 오전 4시30분에는 홍수경보 기준인 8m를 넘겼다.
주변 지역의 침수가 이어지면서 미호천교 통행은 금지됐으나 어찌 된 일인지 침수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는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홍수경보가 발령되고 침수사고가 발생하기까지 적어도 4시간 이상 대비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넉넉하기만 했던 '골든타임'을 넋 놓고 보낸 재난당국의 치명적인 실수는 오송 궁평2지하차도를 죽음의 터널로 만들었다.
충북도가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다수의 승객이 사망한 747번 급행버스(시내버스)가 지하차도로 들어선 시각은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쯤이다.
시내버스를 뒤따라 승용차 등도 터널로 들어선다. 하지만 곧이어 지하차도로 강물이 들어차기 시작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미호강 흙탕물이 파도처럼 덮친다.
임시로 쌓은 제방을 뚫고 쏟아진 미호강 흙탕물이 도로로 다량 유입되면서 지하차도가 우수저류조처럼 강물과 함께 차량도 빨아들였다.
오전 8시45분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5분여 만에 도착해 지하차도 구조물에 매달려 있던 10명을 구조하지만, 이 가운데 30대 남성 1명은 숨진 상태였다.
소방당국이 중앙구조본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군부대와 특수구조단이 구조작업에 나섰으나 지하차도가 흙탕물로 가득 찬 데다 강물까지 계속 밀려들어 난항을 겪었다.
밤샘 배수작업으로 수색 공간을 확보한 당국은 16일 오전 5시55분쯤에야 고무보트와 구조대를 투입했다. 사고 발생 21시간 만에 본격적인 구조가 이뤄진 셈이다.
수색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지하차도에 들어찬 흙탕물도 줄며 구조·수색에 속도가 붙으면서 지켜보던 이들의 염원과 달리 사망자가 속속 발견됐다.
수색이 시작되고 1시간30여분만인 이날 오전 7시25분쯤 침수된 시내버스에서 5명의 시신을 발견했고, 오후 2시에는 3명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
16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로 숨진 사람은 모두 9명이다. 사고 당일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부상자 9명을 포함한 사상자는 모두 18명이다.
당국은 지하차도 입구 CCTV 분석 결과 최소 차량 15대가 침수된 것 등을 따져 실종자가 10명 정도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구조·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sedam_081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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