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경보에도 통제 안 한 오송 지하차도… ‘안전 불감증’이 야기한 대형 참사

구윤모 2023. 7. 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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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부터 나흘째 쏟아진 폭우와 장맛비로 산사태와 도로침수 등이 이어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16일 오후 6시 현재 수십명인 사망자와 실종자 숫자는 향후 구조와 기상 상황, 집계 속도에 따라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시내버스 등 차량 최소 15대가 침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송 지하차도에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9명의 사망자가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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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 버스 등 침수 9명 사망
인근 미호강 홍수경보 발령에도
사고 발생까지 4시간30분 방치
경북 예천선 산사태 등 9명 사망
전국서 호우로 46명 사망·실종
농지침수 축구장 2.8만개 면적
지난 13일부터 나흘째 쏟아진 폭우와 장맛비로 산사태와 도로침수 등이 이어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16일 오후 6시 현재 수십명인 사망자와 실종자 숫자는 향후 구조와 기상 상황, 집계 속도에 따라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폭우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컸지만,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소방안전당국 및 지방자치단체의 안전 불감증과 무사안일 대응이 또다시 대형 참사를 야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평소 1분도 안 걸리던 길… 순식간에 강물 쏟아져 15일 오전 8시40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미호강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주위를 삼킬 듯한 기세로 덮치고 있다. 평소 1분이면 족히 지나가는 지하차도엔 버스 등 최소 15대의 차량이 흙탕물 침수로 갇혀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충북도 제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지난 9일부터 발생한 호우 사망·실종자는 모두 4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경북 19명, 충북 13명, 충남 4명, 세종 1명 등 모두 37명이다. 오전과 오후 6시·11시 하루 4차례에 걸쳐 공개하는 중대본 발표 이후에 희생자 숫자는 수시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실종자 수는 2020년 54일간의 최장 장마 기록을 세웠을 당시 호우·태풍 사망·실종자 수(46명)와 맞먹는다. 2011년 호우·태풍으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등이 일어나 7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피해다.

가장 피해가 큰 사고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차량 침수사고다. 시내버스 등 차량 최소 15대가 침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송 지하차도에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9명의 사망자가 파악됐다. 산사태와 급류 피해가 컸던 경북 예천에서도 8명이 실종돼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오송 사고는 앞서 15일 오전 8시40분 궁평2지하차도에서 강물이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이 차도는 길이 430m, 높이 4.5m, 편도 2차로로 평소 30초∼1분이면 통과하는 길이지만,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며 6만 t의 흙탕물이 지하차도를 집어삼켰다. 시내버스 1대와 화물차 2대, 승용차 12대 등이 잠겼으며 11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30대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날 현재까지 8명이 주검으로 추가 발견됐다. 미호강에 사고 당일 오전 4시10분 홍수경보가 내려졌지만, 행정당국은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4시간30분 동안 지하차도 차량 통제를 하지 않았다.
16일 경북 예천군 백석리 산사태 현장에서 구조 대원과 수색견이 발이 푹푹 빠지는 진창에서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폭우로 9명이 숨진 예천에서도 소방당국이 수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와 예천 실종자 수색 진행에 따라 인명피해 집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집계가 늘어나면서 농작물 침수 피해 규모는 1만9769.7㏊로 급증했다. 축구장(0.714㏊) 약 2만8000개에 해당하는 크기다.

이번 집중호우는 비 피해가 심각한 충청, 경북 등을 중심으로 1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날 예보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되며, 18일까지 충청권, 전북, 경북 북부 내륙에 최대 3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호우대처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빨리 구조 작업이 완료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윤모·이규희·정지혜 기자, 청주=윤교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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