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6만톤 차량 15대 덮친 시간 단 3분…홍수경보에도 통제는 없었다

강주헌 기자, 청주(충북)=양윤우 기자, 김훈남 기자 2023. 7.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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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지역 폭우로 충북 청주 미호강 제방이 터져 발생한 오송 궁평2지하차도(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 수습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망자가 9명으로 늘었다.

16일 소방당국과 충북도청 등에 따르면 전날 사고 직후 경찰과 군인 소방을 비롯한 공무원 등 총 458명의 인력이 투입돼 배수와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침수 현장에서 시신 5구가 인양된 청주 747번 급행 시내버스는 사고 당일 원래 다니던 길이 통제되자 우회노선으로 오송지하차도를 택했다가 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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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사망자 9명…'5명 사망' 시내버스, 지하차도로 우회했다가 참변
지난 15일 내린 비로 인해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최소 11명이 실종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6일 군 병력이 배수작업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충청 지역 폭우로 충북 청주 미호강 제방이 터져 발생한 오송 궁평2지하차도(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 수습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망자가 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수는 수색 결과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16일 소방당국과 충북도청 등에 따르면 전날 사고 직후 경찰과 군인 소방을 비롯한 공무원 등 총 458명의 인력이 투입돼 배수와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대용량 펌프, 굴삭기 등 장비 65대도 투입됐다. 물이 더 들이치지 않도록 미호강변 물막이 공사도 병행했다.

사고 발생 초기에 수습한 실종자 1명에 이어 이날 오전 6명의 실종자가 발견됐다. 또 낮 12시3분과 오후 1시43분에 실종자 2명이 인양돼 이날 오후 5시 기준 시신 9구가 수습됐다. 같은 시각 경찰 등에 접수된 실종신고 인원은 총 11명이다. 아울러 이날 오전 4시40분쯤부터 승용차 2대, 트럭 1대, 버스 1대 등 침수차량이 견인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애초에 물이 범람할 때 진흙도 함께 들이쳐 물을 빼내고 내부를 수색하는 작업에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오송지하차도는 청주 옥산에서 오송읍·세종으로 가는 길목이 있는 총 길이 685m, 지하 터널 길이는 436m, 높이 4.3m의 왕복 4차선 도로다. 사고는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 순식간에 벌어졌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오송지하차도 안은 2~3분 사이에 물 6만톤(t)으로 가득 차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도 관계자는 "지하차도 내 배수펌프 4개는 모두 정상 가동 중이었으나 인근 미호천 제방 붕괴에 따른 다량의 범람수 유입으로 그 기능을 일시 상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들은 즉시 청주 시내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충북도는 사고 현장과 시신 안치 병원에 인력을 배치해 실종자와 사망자 가족들을 도왔다.

사고 현장에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희생자 가족들이 있었다. 오창읍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A씨(48)의 아버지는 전날 오후 3시부터 24시간이 넘게 현장을 지켰다. 그의 곁에 있는 A씨 어머니는 "내 아들 어떻게 하냐"는 말만 반복하며 오열했다.

A씨는 전날 오전 8시쯤 후배 차를 타고 오창읍 병원으로 출근하던 중 변을 당했다. 지하차도 안으로 갑자기 물이 차오르자 운전을 하던 A씨 후배는 극적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조수석에 앉아있던 A씨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주검으로 발견됐다.

A씨 아버지는 "이번 사고는 명백한 인재"라며 "물막이 작업을 서둘러 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에게는 올해 대학에 입학한 딸과 초등학교 6학년 늦둥이 아들이 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수경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사고 원인이 된 미호강이 홍수 취약 하천으로 지정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로 통제 같은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번 침수 현장에서 시신 5구가 인양된 청주 747번 급행 시내버스는 사고 당일 원래 다니던 길이 통제되자 우회노선으로 오송지하차도를 택했다가 변을 당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청주(충북)=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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