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7’ 톰 크루즈, AI에 맞서는 슈퍼히어로[MD칼럼]
[곽명동의 씨네톡]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조 루소(52) 감독은 지난 4월 콜라이더와 인터뷰에서 2년 뒤에 AI가 만드는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는 스토리텔링을 설계하고 스토리텔링을 바꾸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이나 영화, TV 프로그램에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스토리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봐, 내 실사 아바타와 마릴린 먼로의 실사 아바타가 출연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오늘 힘든 하루를 보냈으니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사용자의 목소리를 흉내 낸 대화로 매우 유능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아바타가 내 목소리를 흉내 내면 갑자기 90분 길이의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나만을 위한 스토리를 큐레이션할 수 있다”고 전했다. AI가 영화계를 삼킬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위기 의식 속에서 미국 작가조합과 배우조합이 63년 만에 동시 파업을 벌이는 중이다. 배우들은 재상영분배금으로 스트리밍 구독 수익의 2%를 요구했지만, 넷플릭스·디즈니 등 대기업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은 이를 거절했다. 또한 AI가 생성하는 이미지에 자신들의 외모나 목소리가 무단으로 도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디지털 초상권’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AMPTP은 이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십 명의 작가가 머리를 맞대고 수개월에서 수년씩 썼던 TV와 영화 각본은 챗GPT 같은 생성형AI가 순식간에 써낸다. 효율성을 앞세운 AI가 할리우드를 지배할 것이냐, AI로부터 예술인들의 존엄과 권리를 지켜낼 것이냐의 한판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AI가 잠식하는 시네마의 종말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이를 온 몸으로 막아내는 배우 겸 제작자가 있다. 바로 톰 크루즈(61)다. 지난해 개봉한 ‘탑건:매버릭’에서 제독은 매버릭(톰 크루즈)에게 “너같이 말썽부리는 파일럿들은 앞으로 없어질 거다. 곧 무인기의 시대가 도래할 테니”라고 말한다. 매버릭은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직은 아닙니다”라고 받아친다. 실제 그는 직접 전투기를 조종하는 아날로그 촬영 방식을 고수하며 스크린에 압도적 체감을 불어넣었다. CG가 해낼 수 없는 영역이었다. 이 영화는 14억 9,569만 달러(약 1조 9,040억원)를 벌어들였다. ‘흥행 마술사’ 스티븐 스필버그(76) 감독은 톰 크루즈에게 “당신이 할리우드를 구했다. ‘탑건2’가 영화계 전체를 살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PART ONE’에서 세계를 위기에 빠뜨리는 가공할만한 무기 역시 AI다. 각국의 첩보망을 교란시키고 무력화시키는 AI 빌런 ‘엔티티’에 맞서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오토바이를 타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가 하면, 시속 96km로 달리는 기차 위에서 맨몸 격투신을 벌인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과 크루즈는 실제 기차를 제작해 절벽 밑으로 떨어뜨리는 등 AI 기술이 흉내낼 수 없는 극한의 시청각적 체험을 담아냈다. 루소 감독의 전망대로 조만간 AI가 영화를 만드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그러나 톰 크루즈가 살아 있는 한, 영화는 ‘사람’과 함께 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톰 크루즈는 현실판 슈퍼히어로다. 그는 두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아직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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