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애에 열차운행 중단까지... 호우피해에 잠 못 드는 밤
“어젯밤부터 갑자기 연락이 안돼서….”
16일 수일째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통신장애를 비롯해 시민들의 발이 묶이는 등 부수적인 피해까지 잇따르고 있다. 집중호우 피해지역에 가족을 둔 경기도민들은 통신장애 등으로 인한 가족과의 연락두절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15일 경상북도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50대 박모씨는 “실종된 사람들도 있다고 해서 걱정이 돼 예천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예천으로 바로 출발했는데 길이 막혀 가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간신히 연락이 닿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북에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420㎜의 비가 내리면서 상주와 문경, 영주, 예천 등에서 9천5백여가구에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대중교통까지 일부 중단되면서 시민들의 발도 묶였다.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원역에서 경북 구미로 가는 기차를 예약했다는 임진우씨(39)는 “예매했던 기차의 운행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면서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천안에 사는 70대 한갑순씨는 “딸 반찬 좀 가져다 주려고 수원에 올라왔는데, 기차가 계속 연착돼 집에 못 가고 있다”며 “언제쯤에나 집에 갈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코레일은 침수로 인한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일반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KTX도 일부 노선만 운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운행 중인 차량들이 물에 잠겨 9명이 사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의 피해가 점차 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지하공간에 대한 공포감까지 확산하고 있다.
성남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4)는 “매년 폭우가 쏟아질 때마다 지하공간에서 사고가 터져서 트라우마가 생기는 것 같다”며 “비가 오는 날에는 지하공간뿐만 아니라 밖을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인근 하천 물이 넘어 들어와 주민 7명이 숨졌다. 2020년 7월에는 부산시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폭우로 침수되면서 시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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