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비 괜찮지?" 자식 걱정하던 어머니도…일상 앗아간 침수 참사

박효주 기자 2023. 7.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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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평범한 이웃이었던 이들의 마지막 모습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사고 날 청주 급행버스 747번 기사는 매일 다녔던 미호천교가 침수로 통행 제한이 되자 우회 지시에 따라 궁평2지하차도 갔다가 버스와 함께 갇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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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평범한 이웃이었던 이들의 마지막 모습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사고 날 청주 급행버스 747번 기사는 매일 다녔던 미호천교가 침수로 통행 제한이 되자 우회 지시에 따라 궁평2지하차도 갔다가 버스와 함께 갇히고 말았다.

이 버스에 올랐던 70대 여성은 오송읍으로 출근하던 길이었다. 그는 출근 전 다른 지역에 사는 아들에게 전화해 비 피해는 없는지 안부를 물었는데 이것이 모자의 마지막 통화가 됐다.

같은 버스 탑승객인 20대 여성은 휴가 내고 친구와 여행을 가기 위해 오송역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이 여성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버스에 물이 찬다"며 "버스 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깨고 나가라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숨을 잃은 30대 청년은 초등학교 교사이자 결혼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신랑이다. 그는 사고 당일 임용고시를 치르러 가는 처남과 함께 지하차도를 지나다 변을 당했다. 처남은 가까스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왔지만, 그는 쏟아지는 빗물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고 1시간여 만에 구조됐으나 숨을 거뒀다.

평소 어머니와 살갑게 통화를 자주 하던 40대 남성도 청주에 있는 직장으로 동료와 함께 출근 중이었다. 세종에 살면서 청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의사기도 한 그는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병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실종 소식을 들은 아내는 현장에서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8시37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터지면서 강물이 지하차도로 흘러들었다. 지하차도에 순식간에 물이 차면서 도로를 지나던 차량 10여대가 고립됐다.

소방당국과 군경, 지자체 등 재난당국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실종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지하차도 내 남은 실종자는 10명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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