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주간 접수한 채은성, 한화도 후반기 뒤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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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나눔 올스타의 8-4 승리로 마무리된 2023 KBO 올스타전는 신스틸러 경합전이었다.
채은성은 14일 홈런레이스에서 5홈런(7아웃제)으로 우승했고, 이튿날 올스타전 4회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려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채은성은 올스타전 뒤 인터뷰에서 "보통 노리고 한 사람들은 안 되더라"라며 "좋은 기운 가져가서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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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좋은 기운 가져가겠다”
지난 15일 나눔 올스타의 8-4 승리로 마무리된 2023 KBO 올스타전는 신스틸러 경합전이었다. ‘사직 제니’ 김민석의 새침한 ‘솔로’ 독무가 있었고, ‘노검사’ 노진혁(이상 롯데 자이언츠)의 위풍당당한 ‘영장 발부 2루타’도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3루 주루코치, 우익수, 대타자를 오가며 지칠 줄 모르는 춤사위와 코스프레로 일당백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에 관해서라면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이날의, 아니 이 주의 ‘베스트’는 채은성(33·한화 이글스)이었다.
채은성은 14일 홈런레이스에서 5홈런(7아웃제)으로 우승했고, 이튿날 올스타전 4회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려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61표 중 56표(92%),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였다. 홈런 레이스가 시작된 1993년 이후 30년간 두 이벤트를 홀로 석권한 선수는 없었다. 올스타전에서 만루홈런이 나온 것 역시 1982년 초대 올스타전 이후 41년 만이었다. 이날 채은성이 기록한 5타점은 올스타전 단일 경기 타점 역대 공동 1위이기도 하다. 그는 이 기록을 전부 생애 첫 올스타전에서 썼다.
“욕심내지 않았다”라고 채은성은 반복해서 말했다. 홈런 레이스 때는 뒷순위인 박병호(4홈런)를 보면서 “‘준우승이 어디냐’ 생각했다”라고 했고, 올스타전에서도 “(미스터 올스타는) 소크라테스(3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가 받을 줄 알았다”라고 했다. 그저 “참가에 의미를 두고” 부담 없이,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부드럽게 돌아가는 특유의 스윙을 했을 뿐인데 ‘별 중의 별’을 따냈다. 올스타전을 맞아 특별제작한 그의 금색 배트를 두고 사람들은 채은성이 아니라 ‘채금성’이라고도 했다.
‘기대는 덜고 순간에 매진할 뿐’이라는 그의 ‘올스타전 모드’는 채은성의 야구를 함축한 태도이기도 하다. 순천고 3학년, 프로 드래프트는 ‘기대도 안 했고’, 염경엽 당시 엘지(LG) 트윈스 스타우트 팀장의 제안을 받아 육성선수로 2009년 엘지에 입단했다. 그 뒤 퓨처스 생활과 현역 군 복무(제3야전군사령부 의장대)를 마치고 2014년부터 프로에 데뷔했다. 2016년 첫 3할대 타율(0.313)을 찍었고, 2018년 타율 0.331에 25홈런 119타점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리그의 귀중한 우타거포로 거듭났다.
채은성은 성실했고, 성실함이 곧 특별함에 이르는 길이라는 사실을 아는 선수였다. 2020년에는 슬럼프 극복을 위해 자진해서 2군행을 요청하기도 했고, 볼넷이든 사구든 출루할 때는 뛰는 모습으로 팬심을 샀다. 그 덕택인지 특별한 순간들이 곧잘 채은성과 함께했다. 그는 프로 첫 홈런(2014년 6월21일)을 비롯해 두 번의 그라운드 홈런(2017년 5월14일)이라는 진기록을 쓰기도 했고, 지난해 ‘야구 멘토’인 박용택의 은퇴식이 열린 경기에서 결승타를 기록, 수훈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이번 올스타 주간 역시 그 일환일 것이다. 채은성은 지난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한화는 전반기 막판 18년 만에 8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순위표를 뒤흔들었다. 그는 올해도 전체 타율(0.291)보다 득점권 타율(0.333)이 높은 ‘클러치 히터’다. 채은성은 올스타전 뒤 인터뷰에서 “보통 노리고 한 사람들은 안 되더라”라며 “좋은 기운 가져가서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의 성실함은 노시환 등 한화 후배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 더그아웃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기도 하다.
한화는 21일 4위 엔씨(NC)다이노스와 안방 3연전으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엔씨와 8위 한화의 승차는 3.5경기에 불과하다.
부산/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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