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채이배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구직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찾는 등 고용시장의 공백인 도민들의 일자리 찾기에 도움을 주겠습니다.”
채이배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20대 후반과 50대 중반 이하 연령대의 구직자에 대한 내실 있는 중소기업 취업을 약속했다. 특히 노동시장 연계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해 재단 플랫폼인 ‘잡아바’를 활용, 구직과 구인 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여기에 채 대표는 직업 상담을 강화하는 한편, 경기도가 넓은 면적에 지역 사정이 다른 만큼 거점별 특화정책을 구상하겠다는 입장 역시 내놓았다.
Q. 취임한 지 약 7개월이 지났는데, 일자리재단의 운영 방향을 어떻게 설정했나
A. 우리 재단의 명함에는 ‘직업상담’과 ‘교육훈련’이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재단에서 일한다고 하면 “거기가 뭐하는 곳인가”, “내 일자리는 있는가”라는 얘기를 듣는데, 재단의 기능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선택과 집중을 고민하기 위해 이러한 문구를 넣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0개였던 위탁 및 자체 사업을 올해 70개로 줄였다. 일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 문제는 이론적으로 ▲경기(景氣)적 미스매치 ▲구조적 미스매치 ▲마찰적 미스매치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경기적 미스매치는 경기도나 재단이 직접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구조적 미스매치는 직업훈련을 통해 해결할 일인데, 재단이 대규모 직업훈련은 어려워 한계가 있다.
다만 마찰적 미스매치는 재단이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다.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은 사람이 없다고,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각각 호소하는 문제인 만큼 재단은 플랫폼 잡아바를 활용하고자 한다.
Q. 미스매치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A. 가령 좋은 대학을 나온 구직자들은 ‘잡코리아’, ‘인쿠르트’ 등 관련 사이트에서의 정보 교류에 따라 스스로 대기업이나 금융회사와 같은 좋은 일자리를 찾는다.
50대 중반 이상은 특별한 전문기술을 갖고 있지 않지만 고용노동부의 ‘워크넷’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찾고 있다. 남자들은 경비로, 여자들은 돌봄 등의 분야로 취업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이들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2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 이하의 구직자들이다. 이런 가운데 5인 이상의 중소기업들은 사람이 없다고 호소하는 등 고용시장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간극을 재단이 최소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선 괜찮은 중소기업을 찾아야 하는 게 선행 과제로, 재단은 대기업 협력업체나 은행들의 거래 중소기업 중 우수기업을 물색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라는 방증이다.
따라서 재단 플랫폼인 잡아바의 구직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화를 강화하고 대기업 협력업체 등 좋은 중소기업을 소개해준다면 마찰적 미스매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Q. 민선 8기 김동연 지사는 ‘일자리가 곧 복지’라며 일자리 확충을 공언한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현재 경기지역 경제 상황은 어떠한가.
A. 도내 경제는 침체기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국가 재정으로 어려운 경제위기를 버텨왔지만 이후 재정의 기능이 축소되면서 자영업과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파가 다가왔다. 결국 두 업종을 시작으로 전반적인 지역 경제가 후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업과 신규 일자리 감소 문제가 불거졌다. 이 부분은 경기적 미스매치로 재단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앞서 소개한 마찰적 미스매치를 위한 행정을 진행한다면 어느 정도 일자리 공백을 해소할 것으로 판단한다.
Q.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간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등 경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데, 취임 당시 강조했던 수요 맞춤형 일자리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A. 구인‧구직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게 답이다. 상당수 도민은 워크넷에 들어가면 구직 정보가 다 있는 줄 아는데, 5인 이상 중소기업은 이곳이 아닌 잡코리아 같은 사이트에 채용 정보를 올리는 등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인구(약 5천155만명, 지난 1월 기준)의 약 25%(1천361만명)가 거주하는 경기도의 출연기관인 재단이 내년부터 잡아바와 워크넷을 연계해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플랫폼 잡아바는 민간 사이트가 아니지만 보안의 문제로 정부망(워크넷)과 함께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현재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Q. 청년들을 위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을 소개해 달라.
A. 올해 15개 대학들과 업무협약을 진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력서 첨삭 지도, 취업 알선 등에 한정했던 기존 협력사업 분야에서 적성 및 흥미 검사, 상담, 직무 설명회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 가운데 직무설명회의 경우 취업의 이해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다. 최근 반도체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도민들이 이를 떠올리면 반도체를 연구하거나 설계하는 사람만 머릿 속에 그리고 있다.
그러나 기계 설비 기술자도 이에 포함되는 등 반도체 인력의 범위는 넓다. 이처럼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넓지 않을 경우 청년들은 ‘내가 들어갈 수 없는 회사’라는 편견에 지원을 포기하기도 한다. 직무 설명회가 필요한 이유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넓은 면적으로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다. 산업과 인구 구조가 제각각인 만큼 거점별 분석을 진행해 지역 특화 사업을 만들고자 한다.
일례로 반도체나 제조업 등 산업 기반이 풍부한 경기 남부지역과 달리 북부지역에서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하면 모집이 안 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이나 상담 등으로 특성을 파악하도록 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A. 재단은 경기도와 도내 31개 시‧군 등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도민과 도내 기업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용정책 개발에 앞장서는 한편, 수요자 맞춤형 고용서비스로 도민의 고용기회 확대를 도모하도록 하겠다.
이정민 기자 jmpuhah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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