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아스파탐과 日 원전 오염수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단맛을 내는 합성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인 2B군으로 분류했다. 이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제로 슈거' 열풍을 이어가던 시장에선 아스파탐의 발암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업체들 중 일부는 대체재를 찾아 나섰고, 일각에선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무(無)아스파탐' 마케팅을 펼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광동제약은 "'비타500 제로' 등 자사 제품에는 아스파탐이 일절 들어 있지 않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편의점 CU와 함께 신제품 '백걸리'를 출시하면서 무아스파탐 막걸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배상면주가의 자사몰 홈술닷컴은 이달 '무아스파탐 막걸리 프로모션'으로 대대적인 할인까지 하고 있다. 극소량의 아스파탐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앞세워 명백한 발암물질인 술 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식품·유통업계의 이 같은 행태는 아스파탐이 마치 심각한 발암성을 가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2B군은 인체 발암성에 대한 근거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 자료도 불충분한 경우다.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발암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관심을 갖고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뿐이다. WHO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도 1일 섭취 허용량만 지키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느 업체도 소비자에게 제품의 아스파탐 함량이나 섭취상 안전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없었다. 그저 선 긋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최근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도 이와 유사하다. 과학계가 안전성을 검증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은 자익을 위해 낭설에 가까운 괴담을 퍼뜨려 불필요한 공포심을 부추기고 있다. 수산업계가 입는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사람들이 과학적 사실에조차 눈감게 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신 탓이다. 회사는 소비자를, 정부와 정치인은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만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송경은 컨슈머마켓부 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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