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즐기려면 자유·용기·호기심 있어야"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82·사진)가 방한해 학생들에게 "즐겁게 살 수 있는 일을 잡으라"고 조언했다.
안도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가능성은 스스로 만든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세계적인 건축가의 흔치 않은 강연인 만큼 청중 2800여 명이 모여 이화여대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열심히 강연 내용을 메모하는 건축학도들도 있었고 도록을 사기 위해 참석자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건축을 독학했던 안도는 스물네 살이던 1965년에 세계일주를 다녀온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보고 기둥밖에 안 남아 있는데 뭐가 좋다는 건지 궁금해했던 청년은 로마의 판테온에서 천장을 통해 쏟아지는 빛에 감격했고, 오늘날까지 '자연의 빛'을 자신의 건축 테마로 삼아 세계적인 건축가가 됐다. 국내에서도 강원 원주시의 뮤지엄산, 제주의 본태박물관과 글라스하우스, 서울 강서구의 LG아트센터 등을 설계한 바 있다.
인생을 즐기면서 일하기 위해 중요한 가치로 '자유'와 '용기' '호기심'을 꼽은 그는 각종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뜻을 관철한 건축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의 '부르스 드 코메르스(Bourse de Commerce)'는 원래 곡물 저장소와 상품 거래소였던 건물 안에 미술관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반대에 부딪혔지만 성공시켰고, 일본 오사카시에 지은 '나카노시마 어린이 책의 숲 도서관' 역시 건물 안과 밖에서 모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자동차 도로를 없애달라고 투쟁한 끝에 뜻을 이룬 건물이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저 녀석은 대학도 나오지 않았다. 틀렸다'고 했고 '너무 수준이 낮다'는 말도 들었다"고 돌아본 안도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즐겁게만 일하면 100세까지 '나의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말했다.
어느덧 80대가 된 그는 "지난 10년간 5개의 장기를 떼는 두 번의 큰 수술을 했다. 학력도 없고 장기도 없지만 목표만은 확실히 있다"며 "여러분도 사회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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