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하반기 전략도 '상생'… 우리는 '기업금융'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3. 7. 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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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경영전략회의 잇단 개최
KB "고객 신뢰받는 기업"
신한 "일류 지향 선한은행"
사회공헌확대 전략 강조 많아
우리 "기업금융 명가 부활"
상생이 전략일수 없단 지적도

주요 금융회사 수장들이 올해 하반기 핵심 경영 전략으로 상생과 신뢰 회복을 제시했다. 은행이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사회공헌을 통해 돌아선 고객의 마음을 얻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16일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각각 경영진과 임원진이 함께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맞춰 다양한 실행 전략을 놓고 최고경영진과 주요 임원들이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토론을 벌였는데, KB금융과 신한은행은 대외적으로 '신뢰'와 '선(善)한 금융'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우리금융은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외치며 과거 우리금융의 강점을 복원시키겠다는 임종룡 회장의 의지를 강조했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270여 명이 참여한 회의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다'를 주제로 고객 중심 경영이라는 KB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윤 회장은 "KB는 고객에게 신뢰받는 평생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목적이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경영진도 중장기 경영 전략과 관련해서 사회적 역할 강화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과 그룹사 대표, 전략 담당 임원, 기업문화 담당 직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 전략 워크숍을 진행했다. 임 회장은 "올해 상반기는 상생금융을 선도하고 기업문화 혁신의 기틀을 다지는 등 우리금융의 과감한 변화가 시작된 기간이었다"고 자평했다.

임직원 1000여 명이 참석한 신한은행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정상혁 은행장이 제시한 핵심 메시지는 '연결과 확장을 통한 고객·사회와의 상생'이다. 신한은행은 'E·S·G'를 활용해 주제를 선정했다. E(이음)는 고객·사회와의 상생, 본부와 현장을 공감으로 잇는 신한의 연결, S(세움)는 고객·직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편리함과 만족감을 주는 신한의 확장, G(지킴)는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금융의 기본이다. 정 행장은 "사회와 상생하는 '선한 은행'이 돼야 한다"며 "진정성 있는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해 일등보다는 일류를 지향하는 선한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사 수장들의 이 같은 주문은 코로나19 정국과 금리 인상기 속에서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은행권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익을 많이 낸 것에 대한 비판보다는, 막대한 수익으로 금융사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고 임직원이 나눠 쓰는 데 치중했다는 지적이 거셌다. 이에 최근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이 잇따라 금융당국과 함께 상생 방안을 대규모로 발표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도 이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상생 방안을 금융사 경쟁력 강화 방안보다 앞세워 하반기 전략이라고 강조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각 금융사들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최근 금융 산업의 트렌드를 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추진할 전략도 집중 논의했다. 윤 회장은 "AI, 모바일, 디지털 등이 주류가 되는 세상에서도 KB는 전통적 역량과 자산을 혁신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사람과 AI가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바이오닉 컴퍼니(Bionic company)'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임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의 주요 IT 서비스를 자회사 직접 수행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중대한 결단이 이뤄진 만큼 IT 거버넌스 혁신 작업에 전 그룹이 협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동시에 각 회사의 이익 확보 방안을 선보였다. KB그룹 경영진은 본원 사업의 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고객 접점 경쟁력 확보, 미래 인프라스트럭처를 주제로 전략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임 회장은 "기업금융 명가 부활 ,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기반으로 하반기 재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과 함께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 행장은 "외부 변화에 대해 타 업종과의 연결을 통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 내부적으로는 리테일, 자산관리(WM), 기업 등 사업 그룹의 고유한 역량을 연결해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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