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저씨예요"…60대 성폭행 진범 대신 구속된 남성, 억울한 누명 벗었다

檢, 피해 아동 진술 신빙성 의심 후 재수사…피해자 속옷서 진범 DNA 검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아동 성추행범으로 억울하게 구속됐던 남성이 20여 일 만에 검찰 덕분에 누명을 벗고 풀려났다. 수사 과정 중 피해 아동의 속옷에서 검출된 유전자 정보(DNA)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미성년자 2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A씨를 '혐의없음'으로 석방하고, 진범인 60대 B씨를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여아 2명을 상대로 신체를 만지는 등 여러 차례 추행한 혐의로 올해 3월 구속됐다.

경찰은 피해 아동 진술을 토대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피해 아동 2명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다는 점, 이 중 1명은 일부 피해 사실을 번복한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대검찰청에 의뢰한 진술 분석 결과도 이들에 대한 신빙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나왔다. 피해 아동 중 한 명인 C양의 속옷에선 A씨가 아닌 다른 사람의 DNA가 검출된 것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검찰은 A씨를 석방한 뒤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C양이 평소 60대인 B씨와 친밀하게 지낸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후 C양의 휴대전화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과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분석해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후 DNA 추가 감정을 통해 C양 속옷에서 검출된 DNA와 B씨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 조사 결과 B씨는 2019년 중순부터 올해 봄까지 수차례에 걸쳐 C양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뒤늦게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 범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과학수사를 적극 활용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