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 논의한 尹-젤렌스키..우크라 韓 직접투자도 요청
한-폴란드-우크라 3각 편대 구축, 2천조원 가치
방명록에 "자유를 위하여!"
군수물자 추가 지원으로 방산 협력 토대 마련
우크라, 韓 기업 직접투자 요청도
2차전지, 전기차 등 협력 분야 다양화 계기 주목
【바르샤바(폴란드)=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계획과 재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라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큰 틀의 지원 계획을 밝혔으나 초점은 재건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앞서 폴란드 공식방문에서 폴란드 정부와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 3각 편대를 구축했던 윤 대통령은 인접국인 우크라이나를 극비리에 방문해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윤 대통령이 계획된 순방 일정을 늘리면서까지 우크라이나를 극비로 방문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연대' 의지를 부각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그만큼 양국이 재건 사업을 비롯해 서로 협력할게 많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우리 측에 2차전지, 전기차, 금속제련 분야에 대한 직접 투자를 요청, 우크라이나 전쟁 후 방산, 공급망 등으로 경제 협력을 넓힐 계기를 마련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동행했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바르샤바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2차전지, 전기차, 금속제련 분야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직접 투자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재건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방산, 공급망, 기본 인프라 관련 자동차 분야, 통신 분야까지 우리 기업의 직접투자를 원한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키이우 마린스키 궁에서 젤렌스키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한 1억 달러(한화 약 1270억원)의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재건 복구 분야에서도 한국의 큰 도움이 필요한 바, 우크라이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달라"면서 교통 등 인프라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고 전해, 한국과의 재건 사업 협력을 보다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거듭된 초청에 따른 것으로 윤 대통령이 순방 막판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격적인 방문에 한국과 우크라이나 양국 정상은 재건 문제를 보다 심도 깊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경제적 가치가 2000조원 이상으로 높아졌음에 주목한 대통령실은 폴란드와의 협력 체계 구축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측이 이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배정한 1억 달러의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로 재건사업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재건 지원 외 윤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의 방안으로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수물자 지원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지원한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 외에 올해는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의식해 우크라이나에 비살상무기 지원을 자제해왔던 우리 측은 직접적인 살상무기 지원은 피하되 다른 군수물자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수물자 지원 확대를 계기로 한국과 우크라이나간 방위산업 협력 계획도 본격적으로 구상키로 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자유 연대'를 외치며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부각시켰다.
한국 대통령으로서 우리 군의 파병지가 아닌 전장에 국제사회 연대 차원에서 방문한 것도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방명록에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위하여!"라는 글을 남겼다.
윤 대통령은 공동발표에서도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꾸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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