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휩쓸리고 잠기고' 강원 폭우피해 속출…120mm 더 내려

강원영동CBS 전영래 기자,강원CBS 진유정 기자 2023. 7.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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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영서 남부지역에 '물폭탄' 쏟아져…피해 집중
소 먹이 주려던 60대 1명 급류에 휩쓸려 사망
원주·영월·정선 등 63가구 103명 일시대피
옹벽 전도·토사 유출·도로 침수·산사태 잇따라
18일까지 남부내륙·산지 최대 120mm 비 예보
"적은 강수에도 산사태 등 추가 피해 우려"
지난 14일 오후 8시 7분쯤 원주시 문막읍 비두리에서 하천물이 불어나 70대 주민 2명이 집 안에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강원 영서지역에 나흘간 최대 33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하천을 건너던 60대 주민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고 주민 수십여 명이 대피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16일 비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강원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17일 또다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피해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도내에서는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된 영서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랐다.

강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쏟아진 중부지방 폭우로 충주댐의 방류량을 늘리면서 원주시 부론면 2개 마을 주민 80여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당시 오후 4시부터 방류량을 초당 3천t에서 6천t으로 늘리면서 하류인 남한강 인근 마을의 침수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같은 날 15일 오전 8시 20분쯤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 인근에서는 60대 주민이 소 먹이를 주기 위해 로프와 연결된 벨트를 착용하고 마을 길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당시 사고를 당한 주민은 119구조대원들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강원도 영월군 연하리 도로침수.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또한 15일 오후 8시 40분쯤에는 영월군 중동면에서 침수 위험지역에 있던 주민 2명이 안전지대로 대피 조치됐고, 1시간 뒤에는 영월군 주천면에서 쓸려내려 온 토사에 고립된 주민이 구조되기도 했다.

도내에서는 원주와 영월, 정선, 인제 등에서 63가구 103명이 주민센터와 마을회관 등으로 일시대피했으며 이 중 24가구 32명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 인원에게는 구호 세트 62개와 생필품·식료품 208점 등을 지원했다.

구조물이 무너지거나 토사가 유출되는 등의 시설의 피해도 잇따랐다. 지난 13일 오후 6시 37분쯤 정선군 정선읍 군도 3호선 세대 피암터널에서는 6천 여t의 토사와 암석이 폭포수 처럼 쏟아져 도로를 덮치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이 곳은 지난 6일과 7일 두 차례 낙석에 이어 9일에는 산사태로 이미 3백t 가까이 떨어졌던 곳으로, 다행히 지난 7일 이후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 13일 오후 정선군 피암터널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 정선군 제공

이와 함께 도로 낙석과 침수, 토사유출, 옹벽전도 등 공공시설 13곳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옹벽 붕괴와 주택 반파·침수 등 사유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소방당국에는 인명구조 3건, 대피 4건, 배수 지원 19건, 수목 제거 등 안전조치 145건 등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백선과 영동선, 중앙선, 관광열차 등의 철도는 지난 14일 오후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산사태가 발생했던 정선 군도 3호선을 비롯해 원주와 홍천, 평창, 정선 등의 둔치주차장 9곳은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국립공원 탐방로 48곳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산사태로 도내 학교 한 곳이 시설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이번 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영월 녹전중학교의 펜스 등 일부 시설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피해에 따른 학사일정 변동은 도교육청과 학교 측이 협의 중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이번 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영월 녹전중학교의 펜스 등 일부 시설이 훼손됐다고 16일 밝혔다. 도교육청 제공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누적강수량은 원주 신림 331mm를 비롯해 정선 사북 311mm, 영월 306.5mm, 평창 279.5mm, 남이섬(춘천) 197mm 등을 기록하고 있다.

영월에는 호우경보가 태백, 평창평지, 정선평지, 강원남부산지에는 호우주의보가 여전히 발효 중이다. 적은 강수에도 산사태 등의 추가 피해가 우려돼 호우특보는 유지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현재 강원 대부분 지역에서는 약한 비가 내리거나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은 가운데 앞서 이날 오전 예고됐던 원주와 횡성지역 예비호우특보는 해재됐다.

하지만 오는 18일까지 강원남부내륙과 산지에는 30~120mm, 중·북부내륙, 중·북부산지, 강원 동해안에는 20~6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오는 17일 남부내륙과 남부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10~20mm의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돼 지금까지 비가 많이 온 지역에서는 비 피해 예방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계곡이나 하천의 상류에 내리는 비로 인해 하류에서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야영 등을 자제해야 한다"며 "하천 인근 산책로 또는 지하차도 등 이용 시 고립될 수 있어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급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4일 오전 강원 춘천시 도심 공지천 일대 산책로 주변 자전거 도로가 폭우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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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전영래 기자 jgamj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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