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사랑하는 ‘어썸킴’, KBO에서 그랬던 것처럼 MLB에서도 계속 발전···2024년 겨울 내야 최대어 가능[SS스타]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경기에서 승리한 후 젠더 보가츠와 기뻐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2020년 1월. 샌디에이고가 태평양 건너에 있는 내야수 김하성(28)을 영입한 이유는 ‘성장세’였다. 마치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한 것처럼 매년 더 나은 타격지표를 찍었고 이 흐름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결과가 2024년까지 4년 2800만 달러 보장. 그리고 2025년 상호합의에 따른 2025년 연봉 800만 달러 계약이었다. 좀처럼 성공 사례가 없는 아시아 리그 내야수에게 야구 선수로서 최전성기에 도달하는 기간을 투자한 샌디에이고다.

당시 샌디에이고의 투자는 매우 바람직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MLB 첫해였던 2021년 타율 0.202, OPS 0.602 wRC+(조정득점생산력:팬그래프 참조) 70으로 타석에서 고전했던 그가 이후 KBO리그처럼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다.

2022시즌 타율 0.251, OPS 0.708, wRC+ 105로 평균 이상의 타격을 펼치더니 올시즌에는 16일(한국시간) 기준 타율 0.260 OPS 0.757 wRC+ 114로 발전했다. MLB 커리어 초창기에는 하위 타순에 고정되곤 했는데 올시즌에는 리드오프로도 나서며 화려한 샌디에이고 타선에서 선봉장 구실을 한다.

김하성 2019년과 2020년 KBO리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MLB 성적

가장 큰 장점은 수비다. 수비 지표에 있어 MLB 특급 내야수, 아시아 역대 최고 내야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루수, 3루수, 유격수까지 내야 전 포지션에서 모두 수준급 수비를 펼쳐 보인다.

올시즌 가장 많이 출장한 2루수 포지션에서 DRS(디펜시브런세이브) +12, 3루수에서 +2, 유격수에서 +4를 올렸다. 지난해 유격수 자리에서 DRS +10으로 골드글러브 투표 상위 3위 안에 이름을 올렸는데 올해 2루수로 다시 황금장갑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큰 가치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 있다. 그라운드에서 모든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늘 최선을 다하며 주루플레이와 수비에서 항상 몸을 날린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늘 김하성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큰 사랑을 보낸다.

샌디에이고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김하성이 타석에 서면 팬들은 “하성 킴”을 외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처럼 타석마다 팬들이 이름을 연호하는 선수는 정말 드물다. 즉 샌디에이고에서 팬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수는 김하성”이라고 평가했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1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원정경기에서 더블플레이를 막으려 2루에서 슬라이딩했지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 USA투데이 연합뉴스

KBO리그에서 MLB로 향한 코리안 빅리거 대다수가 2, 3년을 버티지 못했다. 한차원 높은 야구 수준과 강한 선수층에 직면해 두 번째 계약 없이 돌아왔다. 계약 기간을 다 마치지 못하고 바이아웃에 합의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김하성은 아니다. 지금 흐름이 유지된다면 샌디에이고와 계약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는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이다. 2024년 겨울 상호합의에 따라 2025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으나 현재 김하성의 몸값은 책정된 800만 달러를 훌쩍 넘었다. 사실상 2024시즌 후 FA가 된다. 내야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당연히 김하성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주시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