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있기에 더 빛났던 ‘별들의 잔치’…역대급 ‘순위 경쟁’ 후반기가 온다
프로야구는 올 시즌 전반기 연이어 터진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개막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사’와 장정석 전 KIA 단장의 뒷돈 요구 파문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천웅(LG)의 불법 도박, 서준원(롯데)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의혹 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광현(SSG), 정철원(두산), 이용찬(NC)의 WBC 음주 논란을 거쳐 막바지에는 SSG 퓨처스팀 이원준이 후배를 방망이로 폭행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KBO리그의 인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지만, 야구장으로 향하는 팬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최형우(KIA)와 최정(SSG) 등 베테랑의 꾸준한 활약과 문동주(한화), 김민석(롯데) 등 패기로 무장한 젊은 선수의 활기찬 에너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흥행 요소’들을 하나씩 만들어갔다. 프로야구는 전반기 397경기 동안 441만2020명의 관중을 불러모으며 코로나19 이전의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별들의 잔치’는 팬들의 변함없는 애정에 보답하는 자리였다. 사직구장의 2만2990개 좌석은 경기 2시간 전 매진되며 올스타전을 향한 팬들의 뜨거운 열기를 가늠하게 했다. 드림 올스타(SSG, KT, 삼성, 롯데, 두산)와 나눔 올스타(키움, LG, KIA, NC, 한화)의 승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선수들 역시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 위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데 신경을 썼다.
1회초 드림 팀의 선공. 선두 타자 구자욱(삼성)이 평소 닮은 꼴로 언급되는 아이돌그룹 뉴진스의 멤버 민지와 비슷한 여장을 하고 타석에 등장해 나눔 팀의 선발 양현종(KIA)을 당황하게 만들며 야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질세라 나눔의 소크라테스 브리토(KIA)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자신의 응원곡 멜로디를 트럼펫으로 따라부르며 등장한 뒤 드림 선발 박세웅(롯데)을 상대로 스리런포를 날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드림 노진혁(롯데)은 ‘노검사’라는 별명답게 검사복을 입고 나와 보자기 안에 든 헬멧을 썼고, 안타를 치면 주머니에서 ‘영장 발부’가 적힌 종이를 꺼내 들어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사직 아이돌’ 드림의 고졸 신인 김민석은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노래 ‘솔로(SOLO)’의 안무를 따라 추며 팬들의 흥을 돋웠다. 압권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었다. 그는 이날 투수 직을 잠시 내려놓고 9회초 타석에서 적시타를 날리는 등 사직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미스터 올스타’의 영광은 나눔 채은성(한화)에게 돌아갔다. 그는 4회말 2사 만루에서 구승민(롯데)을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터트려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올스타전 김용희(롯데) 이후 무려 41년 만에 올스타전에서 만루홈런이 나왔다. 전날 홈런레이스에서도 정상에 오른 그는 코로나19로 ‘언택트 올스타 레이스’가 열렸던 지난 2020년을 제외하고 올스타전에서 홈런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차지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육성선수 출신인 채은성은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될 거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프로야구는 짧은 휴식기를 가지고 오는 21일부터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4위 NC와 9위 키움까지 6개 구단이 4.5 게임 차 안에 촘촘하게 얽혀있는 만큼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
사직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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