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꿈 이룬' 양현준, 강원 팬 앞 눈물과 큰절... "과분한 사랑 너무 감사합니다"
[골닷컴] 김형중 기자 = 프로축구 강원FC의 '신성' 양현준이 유럽행이라는 꿈을 이루었다. 강원은 양현준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셀틱FC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강원은 15일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3라운드 홈 경기 전 김병지 대표이사가 구단 유튜브 채널 라이브에 출연해 양현준의 셀틱 이적을 공식화했다. 양현준은 조만간 출국해 메디컬 테스트를 비롯해 이적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로써 그는 기성용, 차두리, 그리고 오현규에 이어 역대 4번째 셀틱에서 뛰는 한국 선수가 되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올 시즌 강원이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에이스 양현준의 이적설은 부담이었다. 하지만 선수의 의지가 워낙 컸고 셀틱 구단도 양현준을 강하게 원했다. 이달 초만 해도 양현준과 강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양현준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적료가 부족하다면 연봉을 더해서라도 유럽에 나가고 싶다"라며 초강수를 두었다. 결국 강원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현준의 이적을 허용했고 15일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서울과의 홈 경기에 나서진 않았지만 양현준은 경기장을 찾아 팀을 응원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몸을 들썩이며 기쁨과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원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진 않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염원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고 그는 경기 후 그동안 큰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지만 양현준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포터스석 앞에서는 큰절까지 올렸다. 프로 데뷔 후 2년 반 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고 성장을 지켜봐 준 팬들에 대한 예의였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취재진과도 만나 현재 감정을 밝혔다. 양현준은 "기분이 묘하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설레고 기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즌을 마치고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감독님, 팀원들, 구단 관계자께 죄송하다. 팬들께도 죄송하고 힘드실텐데...라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이어 강원이라는 팀에 대해 "이번 시즌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마지막까지 팬들이 환하게 웃는 것을 못 보고 가서 아쉽다. 여기서 있었던 일은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과분한 사랑을 주셨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다. 제가 성장하고 동기부여가 된 클럽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강원에서 2년 반을 보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기도 했다. 그는 "프로에 입단했을 때와 데뷔전을 치렀을 때, 그리고 (지난 시즌) 수원FC전에서 2골 넣은 게 생각난다. 꿈에 그리던 팀에 입단했고 팬들께 알릴 수 있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형들이 이끌어 주셨다. 많은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돌아봤다.
아직 출국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다.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겨울 셀틱으로 이적해 활약하고 있는 오현규와 통화한 내용도 들려주었다. 그는 "이틀 전에 통화했다. 평소에도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여서 궁금한 것들 물어봤다. 일단 현규 형이 '절대 무시 당하면 안 된다. 강하게 나가야 애들도 인정한다'라고 해줬다"라고 전했다.
주변 반응에 대해선 "형들이 잘 됐다고 해주시는데 아쉬워하셨다. 좀 더 같이 했으면 하는 분도 계시고, 개인을 생각하면 잘 된 일이라고도 해주셨다. 조언도 해주시고 축하도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또 "감독님께서도 좋은 말씀을 되게 많이 해주셨다. 이적설이 났을 때부터 좋은 말씀 해주시고, 확정됐을 때는 정말 잘됐다고 해주셨다. 더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도 하셨다"라며 윤정환 감독과의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유럽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오도 전했다. 그는 "적극성과 저돌적인 돌파를 장점으로 가져가야 한다. 적극적인 수비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장점을 극대화해서 가야 한다"라고 한 뒤 "빨리 가서 적응을 하고 싶다. 자신 있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이다.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언젠가 K리그로 복귀하면 강원으로 돌아올 것이냐는 질문에 "무조건 그렇다"라고 답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 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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