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멈추고, 배송 지연…산업계 피해 없지만 '24시간 감시체계' 가동

이소은 기자, 임찬영 기자, 최경민 기자, 최민경 기자 2023. 7. 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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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일 오후 서울역 전광판에 집중 호우로 인해 일부 열차 운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집중 호우로 일반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물류 배송 지연 사태도 잇따르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포항시 소재 제철소가 침수되면서 가동을 멈추기도 했지만 다행히 아직 산업계에 직접적인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산업계 역시 24시간 감시체계를 가동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각 지차체는 폭우 피해 예방을 위해 건축공사장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서고 있다. 공사장에선 폭우가 쏟아질 경우 안전 울타리가 무너질 위험은 물론 고립·감전되거나 추락 사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폭우 속에서 안전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사전 예방·관리 감독 차원에서 점검에 나선 것이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남북도로공사현장과 다음달 개최되는 잼버리 사업현장을 찾아 공사현장과 배수시설 등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했고 김윤상 조달청장도 경기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 사옥건설현장 등 공공건설현장을 찾아 흙막이 가시설, 사면보호시설, 임시배수시설 등에 점검에 나섰다.

특히 코레일은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KTX와 SRT를 제외한 일반 열차의 운행을 전면 중지했다. 광역전철(수도권, 동해선)은 전 구간 정상운행하며 토사가 유입된 경강선 세종대왕릉~여주역 구간만 전날 오후 1시20분쯤부터 운행을 중지했다.

일부 구간을 제외한 KTX와 SRT는 대부분 운행하고 있지만 서행구간이 늘어나면서 연이어 열차 지연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배달원이 폭우를 뚫고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철도와 도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일부 지역에선 이로 인한 배송 서비스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유통업계는 심각한 침수 피해로 차량 진출입이 어려운 지역의 배송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이날 쿠팡은 현재 충청도 등 폭우가 심한 지역의 배송을 멈춘 상태다. 사전 주문 고객들에겐 지연 상황을 안내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여름 수도권 집중 호우로 새벽배송을 일시 중단했던 컬리는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상황이 없다. 컬리 관계자는 "충청권에선 새벽배송이 대전, 세종, 아산, 천안, 청주 등 5개 대도시의 아파트 지역만 하고 있어서 아직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일기예보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집중 호우 지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기상 상황을 보면서 유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폭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배송을 계속하는 것은 배송기사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일"이라며 "폭우로 배송이 어려워질 경우 배송을 중단하는 등 조치를 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기업들이 위치한 공장이나 산업단지내에 직접적인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다음주까지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은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시키고 있다.

지난해 오후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용광로 재가동을 위한 재송풍 작업을 진행하면서 고로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9월 6일 태풍 힌남노 내습 때 공장 인근에 있던 냉천 범람으로 조업을 전면 중단한 이후 9일부터 고로 가동에 필요한 스팀 공급을 위해 LNG발전소를 가동 중이다. /사진=뉴스1


지난해 '힌남노'로 침수되면서 공장이 멈췄던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현재 어떤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 지역에 연일 비가 내리고 있지만 강우량은 누적 60㎜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또 지난해 두 곳의 피해가 극심했던 만큼 포항제철소는 주변 1.9km구간에 걸쳐 2m 높이의 차수벽을 뒀고 배수로 전면 점검은 기본에 수중펌프, 오수펌프, 잠수펌프 등을 추가 설치했다. 현대제철도 수중펌프 등을 현장에 배치해놓고 비상연락망, 대응 조직도, 상황실 등을 운영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비가 그칠 때까지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24시간 워칭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고 현대제철 관계자도 "비상대응체계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라인 특성상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도 현장 상황에 즉각 대응하도록 대비태세를 점검 중이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취약지역 순찰과 점검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기상특보 등 일기 예보를 주시해 추후에도 피해가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폭우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며 "한국전력공사와 비상연락망 등 실시간 연락 체계를 만들어놓고 항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 창원 등에 사업장을 둔 LG전자는 폭우와 태풍에 대비해 사업장 내 우수관, 배수로, 배수펌프 등의 시설 점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내부 배수로 맨홀과 건물 옥상 배수 상태를 점검했다. 공장 내 지하 배수펌프 작동 상태 및 공장 내 누수 취약 부분 등을 확인했고 강풍이 불거나 비가 올 시 창문을 항상 닫을 것을 지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실시간 폭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제2생명과학단지에서 주요시설 수해대비 상황 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산업부) 제공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도 집중호우로 산업단지 등 주요 산업시설 피해가 우려되자 비상근무체계를 24시간 가동 중이다. 현재까지 산업단지 피해는 없지만 8~9월 태풍을 앞두고 비상근무체계를 지속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16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집중호우 관련 점검회의를 열고 산단 등 주요 산업시설의 피해 여부와 전력·에너지 공급 등을 점검했다.

전날 발전용 댐인 괴산댐이 월류하고 일부 세대가 정전되면서 에너지 시설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에 산업부는 전날 오전 괴산수력발전소에 EAP(비상대처계획)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이창양 산업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 전력정책관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했다.

괴산댐은 수위가 계획홍수위 아래로 내려가면서 이날 오전 9시42분 위기경보 '주의'단계가 해제됐지만 산업부와 한수원은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산단 피해 여부도 지속 점검 중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지난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제2생명과학단지를 방문해 폭우 대비 긴급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폐수종말처리장, 유수지, 배수로 등을 살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재난이 잦아지고 있고 8~9월에 태풍도 올 수 있기 때문에 24시간 비상대응반은 우려가 불식될 때까지 계속 가동할 것"이라며 "산업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24시간 모니터링과 현장점검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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