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산량 2배 되는 매직"…3000개사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7. 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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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동아플레이팅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5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동행 철학에 따라 삼성의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가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이 필요한 모든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ESG&스마트공장지원센터'라는 전담조직을 운영 중이다. ESG&스마트공장지원센터는 △제조 현장 혁신 △공장 운영 시스템 구축 △제조 자동화 등 분야에서 총 200여 명의 사내 전문가를 선발해 기업별 상황에 맞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성 향상과 현장 혁신 지원뿐만 아니라 △국내외 판로 개척 △전문 인력 양성 교육 △애로 기술 해결 지원 등을 통해 자생력 확보를 돕고 있다. 지원이 완료된 후에도 '스마트365센터' 운영을 통한 사후관리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2800여 개사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또 2022년 하반기부터 지원을 시작한 업체를 포함하면 3000개사가 넘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물품 부족 현상이 빚어졌을 때 마스크, PCR 진단키트, LDS 주사기, 자가진단키트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해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정책은 기업의 경영 성과 증대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과 생산 현장 개선 등 혁신 성과도 높였다. 2018년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 매출액은 도입 1년 후 19.1%, 도입 2년 후 23.9% 더 성장해 시간이 지날수록 도입 효과가 향상됐다. 고용과 연구개발(R&D) 투자도 미도입 기업에 비해 지속적으로 더 높은 성장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2018~2019년 동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302개사와 동일 업종·매출액 구간의 스마트공장 미도입 중소기업 304개사에 대한 실태조사, 재무제표 및 국민연금 가입자 수를 결합한 패널(Panel) 데이터 실증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은 미도입 기업 대비 △1일 생산량 증가 △공정시간 감소 △납기 단축과 같은 공정 개선으로 생산성 향상 △현장 환경 개선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 △새로운 생산·물류 방식 도입을 통한 시스템 개선 등 혁신활동에서도 더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스마트공장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혁신활동을 수행한 기업보다 대기업의 기술 지원, 현장 노하우 전수 등 협업을 통해 공정 현장 혁신활동을 한 기업의 경영 성과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윤위상 KBIZ중소기업연구소장은 "스마트공장은 혁신활동을 통한 경영 성과에 기여한다"며 "특히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은 제조 현장 노하우의 스필오버가 가장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종별 대기업의 참여 확대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1997년 설립된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로 다시 태어난 기업 중 하나다.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여성 1호인 이오선 대표가 운영하며, 뿌리산업이라고 불리는 도금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동아플레이팅은 사업이 점차 커지면서 회사에 시스템 구축이 절실했고, 업종 특성상 고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계에 부딪히던 2018년 당시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알게 돼 지원 신청을 했다.

삼성전자 전문가들은 일주일간 동아플레이팅 현장을 둘러본 후 100개의 개선 과제를 발굴해 대표·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혁신해나갔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에 원재료 투입을 일일이 작업자들이 버튼을 눌러 진행하던 것을 센서를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제안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 MES(생산관리시스템)를 도입해 생산계획·실적, 설비현황, 재고 등 체계적으로 현장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왔다. 특히 정보도 없이 쌓여 있던 화학물질을 약품 성분부터 유효기간 등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도록 바코드를 적용해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개선 활동을 통해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공장 도입 후 근무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생산성 37% 증가 △자재 투입부터 완성품이 나오는 데 걸리는 제조 리드타임을 120분에서 90분으로 단축 △불량률 77% 감소라는 결과를 보였다. 이 대표는 "지능형 공장으로 뿌리산업의 든든한 이정표를 세우고 싶다"며 "소나무의 뿌리는 수백 개의 잔가지가 단단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업계가 같이 길을 만들고 같이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 아산에 있는 비데업체 '에이스라이프'는 3년 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해외에서 화장지 등 생필품 대량 구매 현상으로 비데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주문이 폭주하는 상황을 맞았다. 쏟아지는 주문에 비해 생산량이 미치지 못해 해외 거래처들을 잃을 상황까지 이르러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올리기 위해 배선 공정부터 테스트까지 자동화 솔루션을 제안했다. 자동화 공정 구축 이후 비데 1대 생산에 걸리는 시간이 60초에서 38초로 대폭 단축됐고, 생산량은 월 2만대에서 월 4만2000대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단 10주 만에 일어난 변화다. 또 기존에는 물 분사 테스트를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하면서 손에 습진을 달고 살던 직원들도 자동화 공정 도입 후 만성 습진에서 해방됐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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