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모빌리티·AI…스타트업 20곳에 6년간 1조3285억 투자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전동화를 계기로 완성차 업계 안팎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상생을 도모하고 주요 대학들과 공동 연구를 실시하며 전동화라는 대전환 시점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최근 6년여간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 국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집행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투자 금액은 1조원을 넘었다.
양사는 2017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200여 개 스타트업에 1조3285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로봇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독립법인 슈퍼널 등 해외 대규모 투자는 제외한 수치다.
현대차·기아가 투자한 스타트업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 서비스부터 로보틱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산업 영역에 걸쳐 있다. 분야별 투자 금액은 모빌리티 7537억원, 전동화 2818억원, 커넥티비티(연결성) 1262억원, 인공지능 600억원, 자율주행 540억원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를 비롯해 자원순환, 저탄소, 반도체, 양자 기술 등 분야에서도 개방형 혁신을 위한 스타트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열린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에서 황윤성 현대차·기아 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장(상무)은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스타트업 파트너들과 개방적이면서도 창의적 혁신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경쟁력을 창출해나갈 예정"이라며 "협력 과정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주는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육성함으로써 윈윈(win-win)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미국, 독일, 이스라엘, 중국, 싱가포르 등 5개국에 혁신 거점인 '크래들'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선 오픈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제로원'을 2018년 설립했다.
현대차그룹은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주력사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마키나락스는 머신러닝·딥러닝 기반 AI 기술을 활용해 현대차·기아 주요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마키나락스는 2018년 제로원 펀드 성장한 국내 제조 분야 AI 솔루션 기업이다. 유럽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업체인 아이오니티,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배터리 기술 고도화 등을 공동 연구하고 있는 미국의 양자 컴퓨팅 업체 아이온큐 등도 주요 협업 사례다. 현대차·기아는 국내 11개 대학과 손잡고 전기차 PE(Power Electric·전력전자) 부품 분야 선행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5월 '전동화시스템 공동연구실'을 설립하고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학 11곳과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전동화시스템 공동연구실에서는 주요 대학 연구진이 PE부품 분야별로 연합체를 결성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인버터 그룹, 구동모터 그룹, 충전 그룹 등 3개의 분과로 구성됐다.
인버터 그룹은 하정익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팀을 비롯해 조영훈 건국대 교수, 이기복 고려대 교수, 이형순 중앙대 교수, 남영석 카이스트 교수, 윤영두 한양대 교수팀 등 총 6개교 연구진이 전기차 전비 향상과 고성능 제어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구동모터 그룹은 정상용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팀과 함께 김현수 동의대 교수, 최장영 충남대 교수, 임명섭 한양대 교수팀 등 총 4개의 연구진이 초소형, 최고효율의 구동시스템 개발을 위해 초고밀도 모터 개발과 신재료·신냉각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충전 그룹은 최세완 서울과학기술대 전력전자연구실 교수팀을 비롯해 하정익 서울대 교수, 이병국 성균관대 교수, 김재국 인하대 교수, 박기범 카이스트 교수팀 등 총 5개의 연구진이 빠르고 편리한 충전 시스템 구현을 위한 충전기·컨버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공동연구실에 참여하는 대학들은 각각의 특화된 연구 과제 수행을 통해 전기차 PE부품 분야 전문 역량 확보와 전동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 육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는 산학협력 전문기관인 현대엔지비와 함께 3개 분과 총 15개 연구과제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공동연구실 운영을 총괄하고 연구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연구원들과 각 대학 연구팀 간 네트워크 구축으로 상호 적극적인 교류를 활성화하는 한편 공동연구실의 우수 연구원에 대한 채용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공동연구실 설립 행사에서 정진환 현대차·기아 전동화설계센터장(상무)은 "국내 최고 연구진과 함께하는 전동화시스템 공동연구실을 통해 전동화 시대를 선도할 연구인력이 양성되고, 초격차 기술이 대거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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