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능가…삼성·LG, 411조 車전장시장 '선점 경쟁'
스마트폰이 가고 전장이 왔다. 전자 업계는 미래 먹거리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사업을 점찍고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트렌드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인터넷 연결차량)로 옮겨가면서 국내 전자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차량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아키텍처(구조·설계방식)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관련 전자부품 탑재도 늘어난다. 업계는 2030년이면 차량당 반도체 탑재량이 현재보다 약 4배로 늘어나고, 차량당 탑재하는 카메라 개수도 수십개에 이를 것라고 관측한다. 성장성이 큰데다 기존에 쌓아온 통신부품 개발 노하우를 접목할 수 있는만큼, 전자 기업들로선 놓칠 수 없는 '블루오션'인 셈이다.
LG전자는 '가전 명가' 타이틀을 넘어 '전장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를 담당하는 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부품(엘지마그나 E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ZKW) 세 축으로 크게 나뉜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비전을 발표하면서 전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올해로 본부 설립 10주년을 맞은 전장(VS)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기준 첫 흑자를 내며 성장 궤도에 올랐다. VS사업본부는 올해 매출 10조원, 수주잔고 100조원 돌파를 목표하고 있다.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전자 외에도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과 통신부품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유리 대신 P-OLED(플라스틱-유기발광다이오드)를 활용해 고해상도 화질과 구부릴 수 있는 디자인을 구현해 차량용에 적합하도록 했다. LG이노텍은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용 카메라모듈과 차량 실내용 카메라, 레이더 모듈 등 자율주행차용 전장부품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인 하만은 디지털 콕핏(자동차 조종 공간)이 주력 제품이다. 하만은 지난해 기준 매출 13조와 영업이익 88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0년 영업이익 555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약 16배 성장했다.
반도체(DS)부문은 최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 3.1 메모리 솔루션 양산을 시작했다. 해당 제품은 256GB(기가바이트) 라인업 기준 전 세대 제품보다 소비전력이 33%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2030년 이후 차량용(반도체)가 서버, 모바일과 함께 3대 응용처가 될 것으로 보고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페라리와 차세대 자동차 모델에 탑재하는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 외에도 BMW와 아우디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DS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모토쇼 'IAA모빌리티'에도 참가한다. 이들이 IAA 모빌리티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장 시장 공략을 위해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
삼성전기는 전장 부품을 제 2의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로 두고 포트폴리오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파워인덕터(자율주행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부품)부문을 키우고, ADAS와 인포테인먼트 점유율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 커넥티드카 시장 규모는 올해 880억달러(약 112조240억원)에서 5년 후인 2028년엔 1911억달러(243조2703억원)로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028년 전체 전장 부품 시장 규모가 3230억달러(411조1790억원)로, 스마트폰 부품시장(2260억달러)를 앞지를 것이라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요구가 증가하면서 차량 5G(5세대 이동통신) 보급률이 증가할 것"이라며 "커넥티드카 침투율이 2022년 51%에서 2030년엔 97%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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