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전기차 핵심부품 될 전장용 파워인덕터 첫 양산

자율주행용 전기차 카메라 등에 활용 예정
"전기차 공급 증가·고성능화에 전장용 부품 수요 늘 것"

삼성전기가 개발한 자동차 전자장치(전장)용 파워인덕터 모습. 가로 2㎜, 세로 1.6㎜ 크기로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된 전기차 카메라에 쓰인다.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가 자동차 전자장치(전장)용 파워인덕터를 처음으로 양산한다고 16일 밝혔다. 파워인덕터는 삼성전기의 주력 상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함께 크기는 작지만 반도체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빠질 수 없는 핵심 부품으로 앞으로 전기차에 쓰이는 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회사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된 전기차 카메라에 들어 있는 파워인덕터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해당 부품은 가로 2㎜, 세로 1.6㎜ 크기로, 전류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 자율주행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필요로 하는 자동차 전자 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을 만족했기 때문에 차량 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나 인포테인먼트(IVI) 등 다른 응용처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전기가 전장용 파워인덕터를 양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 1대에 필요한 파워인덕터는 100개가 넘어 스마트폰(50여 개)보다 두 배 정도 많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차량용 전장의 고성능·다기능화로 인해 앞으로 탑재량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며 "전장용 파워인덕터 시장 역시 연평균 약 12%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최근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의 부진 여파로 실적이 좋지 않지만 전장만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주력 제품인 MLCC 역시 전장용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의 전 세계 전장용 MLCC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에서 올해 13%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파워인덕터는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고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남들과 다른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워인덕터를 '제2의 MLCC'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