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한동훈, 총선 출마 채비?

임재섭 2023. 7. 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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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대한상의 정책 강연회에 나서는 등 재계와 접촉면을 부쩍 늘리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행보로는 이례적인 것으로 해석되면서 내년 총선과 연관짓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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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법무부-전남도 외국인·이민제도 정책 소통 간담회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사진) 법무부 장관이 최근 대한상의가 개최한 정책 강연회에 나서는 등 재계와 접촉면을 부쩍 늘리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보폭을 넘는 이례적인 정책 행보에 내년 총선 출마와 연관짓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장관은 지난 15일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경제성장을 이끄는 법무행정과 기업의 역할' 주제의 강연을 맡아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나라에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라고 추천하면 숙련기능인력(E-7-4)으로 파격적인 전환을 하는데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더 열심히 일하고 대한민국에 기여할 경우 사실상 대한민국에 편입될 기회를 주겠다"며 "자발적으로 기여하고 사회에서 검증된 사람에게는 가족 초청이 가능하고 E-7-4 전환의 길을 열어 불법체류로의 이탈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초대를 받아 법무행정과 관련한 강연을 맡기는 했으나, 법무부장관이 제주포럼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 장관은 강연에서 정치적으로 논쟁이 될 만한 '역사'와 관련된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결정적 원동력으로 이승만 정부가 추진한 '농지개혁'을 꼽으면서 "1950년 농지개혁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된 가장 결정적 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공산주의 활동까지 했었던 조봉암과 함께 농지개혁을 이뤘다는 것은 결정적으로 장면을 빛나게 했다"며 "만석꾼의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이병철·최종현 회장 같은 영웅들이 혁신을 실현하고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대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저는 대한민국 기업인들의 혁신능력과 국가에 대한 기여를 깊이 존경한다"면서 "정부는 어떻게 하면 기업의 성공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한 장관은 내년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설에 대해선 "지금 이런 일을 열심히 잘하고 싶다"며 답을 피했다. 한 장관은 또 전남 영암 조선소 방문, 김영록 전남도지사 면담,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진행상황 점검 등의 현장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특히 전남 일정은 1박 2일로 진행됐다.

한 장관은 10일 안전모를 쓴 채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공장을 둘러보고 회사 임원진과 간담회를 가졌고, 이튿날엔 전남도청을 방문해 김영록 지사와 만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어제 삼호중공업을 갔는데 수주 물량이 많음에도 인력이 없어 납기일을 맞추기 어려운 절실한 상황이었다. 지금은 물 들어오는데 노 저을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을 잘 살게 하려고 하는데 여당과 야당의 마음은 같아야 한다. 김 지사님과 저도 그 선의로 함께 일하겠다"고도 했다. 야당과 여러 정치적인 사안으로 각을 세워오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장관의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관지어 설명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지 않아 여권에서 총선에 기대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새 인물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문에 한 장관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전주 대비 6%포인트 하락한 32%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자체조사, 지난 11일~13일 3일 동안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장관이 출마하든 안 하든 본인의 선택이니 예상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 경험이 사실 없기 때문에 행보를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 이야기 부분은 정치적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겠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처럼 선거의 판은 흔들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이 등판하면 윤석열 정권 심판론과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부딪치는 선거의 구도가 되기 때문에 선거의 판이 바뀔 수밖에 없지만, 한 장관은 그렇지 않다는 취지의 설명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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